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거기까지만 할 걸!’, ‘거기까지만 말할 걸!’
이런 경우가 살다보면 적어도 한 번쯤은 우리에게 있을 것입니다.
거기까지만 했으면 딱 좋았는데 우쭐하다가 그랬는지 왜 그랬는지
좀 더 나아가다가 앞의 좋았던 것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경우 말입니다.

오늘 베드로 사도의 경우가 그랬습니다.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라고
예수님의 정체를 멋지게 고백하고
주님으로부터 그 대답은 인간의 대답이 아니라
아버지 하느님께서 알려주신 대답이니 너는 행복하다는 말을 듣고
지상에서는 교회의 반석이 되고
하늘나라에서까지 풀고 매는 권한을 상으로 받은 것,
여기까지는 So nice!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셔야 한다는 말을 듣고
그만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절대로 그럴 수 없다고 말입니다.

그러자 칭찬해주시던 예수님의 그 입에서
어찌 그리 단호하고 모지락스런 말이 나오는지, 꿈에도 몰랐습니다.
너는 사탄이다, 너는 내 가는 길의 걸림돌이다.
예수님을 위한다고 한 말인데
사탄이고 예수님 가실 길에 걸림돌이라니!
너무 서운하고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정체를 완전히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완전히 알지 못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라는 것까지는 알았지만
그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께서
그렇게 참혹하게 돌아가셔야 한다는 것을
그 당시 어찌 알 수 있겠습니까?
지금 예수 그리스도의 앞 뒤 생애를 다 알고 있는 우리도
머리로서는 알아도 심정적으로는
아직도 받아들이기 어려운데 말입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정체를 다 알았다 해도
베드로는 수난을 반대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길을 가시면 자기도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쩌면 예수님도 가기 싫으셨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베드로에게 그렇게까지 심하게 역정내실 이유가 없지요.
우리는 약할 때 강하게 마음먹어야 하고
흔들릴 때 더 단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돌아가신 백 안젤로 수사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생애 말년에 여러 번 이 말씀을 하셨습니다.
당신이 어린 나이에 수도원 입회를 위해 집을 떠날 때의 이야기입니다.
떠나기 전 날 밤 수사님의 어머니께서는 수사님이 자는 줄 아시고
밤새도록 수사님의 손을 어루만지며 우셨다고 합니다.
어렸을 때 화롯불에 데어 장애를 입은 손이지요.
이제 내일이면 당신을 떠나 혼자서 모든 것을 헤쳐 나가야 하는데
혹시 장애 때문에 앞날이 험난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신 것입니다.
다음 날 어머니 배웅을 받으며 길을 떠나다
동구 밖 언덕백이에서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보려 돌아서는데
그때까지 지켜보고 계시던 어머니께서 기다리고 계셨다는 듯이
벼락같이 호통을 치시더라는 것입니다.
“뒤 돌아보지 마!”
어머니의 그 단호한 한 말씀 때문에
이후 일제시대, 캐나다 유학, 한국 전쟁 등 험난한 세월,
힘든 수도생활을 하면서도 손 병신(수사님께서 친히 하신 말씀)이
한 번도 성소를 포기할 생각을 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아무리 부활의 길이지만
십자가의 길은 가기 싫은 길,
길 떠나기에 망설여지는 길입니다.
이런 길이기에 그리스도 예수께서 먼저 꿋꿋이 가셔야
제자들도 우리들도 따라 갈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주님께서 단호하실 수밖에 없으셨습니다.
이 길에 걸림돌이 되는 사탄은 물러서라고 말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이득수 2008.09.01 12:11:43
    단호함. 단호하게, 단순하게...주님께서 주신 이 성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수 있는 아름다운 가을을 살수 있도록 주님께 간절치 은총 청합니다.
  • ?
    홈페이지 마니또 2008.09.01 12:11:43
    백안젤로수사님의 어머니같이 올곧은 엄마가 되고싶습니다.
    8월 한달도 먹여주시고 입혀주시고 깨우쳐주시고..
    감사드려요 신부님~^^ 9월엔 앞만 보고 달려가렵니다..
  • ?
    홈페이지 쥬라블 2008.09.01 12:11:43
    베드로의 나약함이 오늘은 크게 느껴집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2Sep

    연중 22주 화요일-거저 받은 성령의 행복

    “성령께서는 모든 것을, 그리고 하느님의 깊은 비밀까지도 통찰하십니다.” “하느님의 영이 아니고서는 아무도 하느님의 생각을 깨닫지 못합니다.” “우리는 세상의 영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오는 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을 알...
    Date2008.09.02 By당쇠 Reply2 Views1199
    Read More
  2. No Image 01Sep

    연중 22주 월요일-말할 입도, 들을 귀도

    “내가 여러분에게 갔을 때에 뛰어난 말이나 지혜로 하느님의 신비를 선포하려고 가지 않았습니다.” “나의 말과 나의 복음 선포는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성령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매일 강론을 하고 강의를 하는...
    Date2008.09.01 By당쇠 Reply1 Views1248
    Read More
  3. No Image 31Aug

    연중 제 22주일-단호히 가야 알 십자가의 길

    ‘거기까지만 할 걸!’, ‘거기까지만 말할 걸!’ 이런 경우가 살다보면 적어도 한 번쯤은 우리에게 있을 것입니다. 거기까지만 했으면 딱 좋았는데 우쭐하다가 그랬는지 왜 그랬는지 좀 더 나아가다가 앞의 좋았던 것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경우 말입니다. 오늘 베...
    Date2008.08.31 By당쇠 Reply3 Views1280
    Read More
  4. No Image 25Aug

    바오로 해 묵상-성숙한 교회, 완성된 은총

    갈라디아2,1-2;9-10 "그러고 나서 십사 년 뒤에 나는 바르나바와 함께 티토도 데리고 예루살렘에 다시 올라갔습니다. 나는 계시를 받고 그리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내가 다른 민족들에게 선포하는 복음을 그곳 주요 인사들에게 따로 설명하였습니다. 내가 지...
    Date2008.08.25 By당쇠 Reply0 Views1136
    Read More
  5. No Image 23Aug

    연중 제 21주일-하느님의 믿음으로 믿노라

    주님께서 시몬 바르요나를 그렇게 믿어도 되나? 주님께서는 무슨 근거로 시몬 바르요나를 반석으로 삼으시는가? 주님께서는 무엇을 보고 시몬 바르요나가 당신 교회의 반석이 될 만하다고 판단하셨을까? 살아계신 당신의 정체를 잘 알고 고백했기 때문에? 프란...
    Date2008.08.23 By당쇠 Reply2 Views1437
    Read More
  6. No Image 23Aug

    연중 21주일

    20080824 연중 제21주일 마태 16,13-20 이스라엘 민중 사이에서 예수님의 남다름에 대해서 말이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어렴풋이 예수님 언사의 남다름이 사람의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것임을 직감했을 것이다. 민중들은 예수님을 통해서 하느님의 손길...
    Date2008.08.23 By勳OFM Reply0 Views1176
    Read More
  7. No Image 21Aug

    바오로의 해 묵상(갈라디아)-바오로의 부르심

    갈라디아 1,13-16 나는 하느님의 교회를 몹시 박해하며 아예 없애 버리려고 하였습니다. 유다교를 신봉하는 일에서도 동족인 내 또래의 많은 사람들보다 앞서 있었고, 내 조상들의 전통을 지키는 일에도 훨씬 더 열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 배 속에 있을 ...
    Date2008.08.21 By당쇠 Reply1 Views115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97 1298 1299 1300 1301 1302 1303 1304 1305 1306 ... 1369 Next ›
/ 136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