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주 혼인주례를 했습니다.
저는 자신들이 작성한 청첩장의 초대 글을 가지고 주로 강론을 하는데
이번에는 성 프란치스코가 지은 것으로 알려진 평화의 기도 한 부분이었고,
위로 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 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는 자기들이 되고자 하니 와서
이 약속의 증인이 되어달라는 그런 초대장이었습니다.
요즘 젊은이 중에 이렇게 받기보다 주려는 젊은이들이 있다니
간만에 기뻤고 그런 그들이 기특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때도 얘기했듯이 받기보다 주려하는 것이 훌륭하긴 하지만
자기들끼리 서로 주고받는다면 그들의 뜻대로 되기 어렵지요.
위로건 사랑이건 있어야 주는 것인데 받지 않고 주기만 한다면
얼마 안 가서 가진 것이 바닥이 나고 줄 수 없게 될 것이고
그래서 처음에는 받기보다 주려고 하겠지만 얼마 안 가서
내가 줬으니 너도 줘야하지 않느냐고 하며 달라고 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보답을 바라지 말고 베풀라고 주님 말씀하시지만
인간은 어쩔 수 없이 보답을 바라게 되기에 오늘 필리서의 바오로 사도는
“여러분이 그리스도 안에서 격려를 받고 사랑에 찬 위로를 받으며
성령 안에서 친교를 나누고 애정과 동정을 나눈다면”이라고 얘기하지요.
그러므로 우리가 주는 것은 모두 다 내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것을 나눠주는 것이어야 하고
그래서 준다는 표현도 좋지만 나눈다는 표현이 더 좋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깊은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것을 공동소유로 내어놓으신다는 것,
우리는 이렇게 내놓으신 것을 공동소유 하며 나누는 것일 뿐이라는
깊은 인식과 믿음이 있어야 화수분처럼 마르지 않는 사랑 나누기를
계속 할 수 있겠지요.
이것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실천하는 오늘이 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