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끝은 다 납니다.
하느님 없이 끝이 나는지,
하느님 안에서 끝이 나는지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두려움이 있습니다.
내가 하던 일이 실패로 끝나는 두려움도 있지만
일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가 파국을 맞는 두려움이 더 큽니다.
그렇습니다. 일의 파국보다 존재의 파국이 더 큰 두려움입니다.
그런데 죽음의 두려움도 혼자서 죽음을 맞이하는 두려움이고,
그래서 실은 이별의 두려움, 홀로됨의 두려움입니다.
얼마 전 제주도에서 젊은 엄마가 세 살짜리 아이와 함께
바다에 투신해 죽은 일이 일어났을 때 수많은 자살 사건이 있었음에도
다른 사건은 사건을 인지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이 사건은 오래 동안
제 마음을 떠나지 않고 남아있었고 비판보다는 동정심이 생겼습니다.
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아이가 없었으면 아마 자살하지 않을 수 있었는데 아이를 키울 수 없어서
자살을 생각게 되었을 지도 모르고 또 아이를 놔두고 자기만 혼자 죽으면
아이가 불행해질 거라 생각되어 같이 자살하는 것을 선택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면서 제가 아이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도 해봤습니다.
아이는 결코 죽음이 두렵지 않았을 거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아이가 죽음이 뭔지 몰라서 두렵지 않은 것이 아니라
엄마와 함께 죽기에 두렵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제 생각에 아이에게는 삶과 죽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 함께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있는 것입니다.
살아도 엄마와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상의 종말과 나의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해봤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당신이 오실 때 해는 빛을 잃고
달과 별이 떨어지고 모든 것이 다 사라질 거라고 하시는데,
그런데 주님의 오심을 반기는 사람에게는 그런 것이
하나도 무섭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죽게 되더라도 혼자 죽거나 사람의 손에 의해 죽지 않고 하느님 손에 죽고,
멸망을 당하더라도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에 의해 멸망을 당하면 좋겠습니다.
다윗이 말년에 인구조사와 군비조사를 하고 벌을 받게 되었을 때,
그리고 흉년과 패전과 흑사병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고 하였을 때
다윗은 이렇게 얘기하지요.
“괴롭기 그지없구려. 그러나 주님의 자비는 크시니,
사람 손에 당하는 것보다 주님 손에 당하는 것이 낫겠소.”
주님의 오심과 함께 세상의 종말이 온다고 오늘 주님 말씀하시는데
그것이 우리 모두에게 종말이 오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오시는 것이면 참 좋겠습니다.
따뜻한 공간과도 아별
수많은 시간과도 이별 이자요."
아직 남은 시간과의 이별 후,
하느님에 의해
하느님과 함께 가는 여정임을 믿고
꿈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