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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주님의 말씀이 늘 지당하다 해도
오늘 마르타의 경우만은
주님 말씀이 지당하다고 선뜻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오늘만은 마르타의 역성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이렇게 바쁜데 속 편하게 좋은 얘기 혼자 듣고 있는 마리아는
아무리 동생이라고 해도 너무 철부지 같고
너무 이기적이기까지 하여 제 3자가 봐도 얄밉습니다.
마리아는 늘 이런 식입니다.
집안 살림이나 궂은일은 도대체 관심이 없고
늘 언니 마르타에게 미룹니다.

이런 마리아를 마르타가 뭐라 하기 이전에
주님께서 먼저 꾸짖거나 적어도 깨우쳐주시고
마르타에게는 수고 많다고 위로하고
너의 수고는 사랑이라고 치하해야 마땅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주님은 그 반대로 하십니다.
마리아의 그 행위가 이기주의적이지 않다는 뜻인가요?
마르타의 그 행위가 사랑이 아니고
심지어 필요치 않은 일이란 말인가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우리 공동체에도 이미 많은 일을 맡았는데
또 일이 주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면에 일은 요리조리 빠져나가고
좋은 것이 있으면 잘 찾아먹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부조리합니다.
그런데 주님은 이래도 괜찮다는 것일까요?

아니겠지요.
역시 주님은 옳으시겠지요.
그렇다면 주님의 말씀은 아마
다음과 같은 것을 경계하시는 가르침이겠습니다.

이왕 일을 할 거면
다른 사람이 어찌하건 상관하지 말고 그저 사랑으로 하라는.
다른 사람은 할 수 있는 힘도 마음도 없는데
나는 그것을 할 수 있는 힘과 의지를 주셨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라는.
수고한다는 인정,
그것도 다른 사람보다 더 수고한다는 인정을 받음으로써
수고의 보상과 보람을 얻으려들지 말고 그저 사랑으로 하라는.
그래서 가난의 봉사,
사랑의 살림을 하라는.

그러나 일을 관계보다 우선하지 말라는 가르침,
이것이 아마 주님의 더 중요한 가르침일 것입니다.
기도보다 일이 늘 우선인 사람.
기도에서는 맛을 느끼지 못하고 일에서는 보람을 느끼는 사람.
사람은 빠지고 일만 있는 사람.
사랑 없이 일만 하는 사람.
일이 없으면 불안하고 존재가 흔들리는 사람.
이런 사람이 되지 말고
관계를 무엇보다 우선하라는 가르침을 주님을 주시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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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돌담길 2008.10.07 11:55:11
    모셔갑니다~~~^^
  • ?
    홈페이지 마니또 2008.10.07 11:55:11
    어느 신부님께선 늘 저에게 일중독이라고 불쌍타 하셨어요.
    그때마다 저는 "신부님 저는 사랑이 많아서 그래요~"하지요.ㅎㅎ
    사랑으로 하는 일은 기쁨이 커서 그리 힘들지만은 않아요~^^*
  • ?
    홈페이지 수선화 2008.10.07 11:55:11
    언젠가 신부님께서 일을 사랑으로 하라고 하신 뒤 특히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저는 저에게 주문을 외우듯 했습니다. "나는 지금 일을 하는게 아니야, 사랑을 하고 있는거야"라고..그러면 일은 기쁨이 되곤 했었습니다. 저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을 갖고 있기에 그 일은 일이 아니라 사랑일 수 밖에 없습니다. 가끔을 빼고는.... 신부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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