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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여러분이 모든 성도와 함께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한지 깨닫는 능력을 지니고,
인간의 지각을 뛰어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이렇게 하여 여러분이
하느님의 온갖 충만하심으로 충만하게 되기를 빕니다.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는 힘으로,
우리가 청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것보다
훨씬 더 풍성히 이루어 주실 수 있는 분,
그분께 교회 안에서, 그리고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세세 대대로 영원무궁토록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

남태평양 어느 나라라고 하던가요?
그 사람들은 숫자 개념이 발달하지 않았다고 하지요.
하나, 둘, 셋.
그리고 그 이상이면 모두 많다고 한다지요.
처음에는 미개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그저 재미있다고 생각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세월이 한참 지난 후 그 생각을 다시 꺼냈습니다.

이들은 정말 머리가 나빠서 그런 것일까요?
아니면 어떤 영성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혹시 이들은 숫자를 많이 아는 것,
이것이 곧 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꼭 그랬을 것만 같습니다.

젊었을 때 저는 오늘 바오로 사도가 말씀하시는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한지
깨닫는 능력’을 지니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저의 능력을 넘어서는 무한하신 하느님 앞에
하느님을 모르는 채로 있는 것이 편안합니다.
이것이 신비에의 무지하고도 치명적인 유혹이라 해도 좋습니다.
신비가 좋습니다.
다 알 수도 없지만 다 아는 것보다 좋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깨닫는 능력, 알게 하는 능력을 주신다면
오늘 바오로 사도가 얘기하듯
우리의 지각을 뛰어넘는 하느님의 사랑, 그리스도의 사랑을
깨닫고 알게 되는 능력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것도 수량화, 계량화되어 아는 것이 아니라
그 크기를 알 수 없어 그저 크신 하느님을 사랑을 알게 되기를,
머리가 아니라
감성과 마음으로 알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 분은 온갖 충만으로서
우리가 청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것보다
훨씬 더 풍성히 이루어 주실 수 있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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