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259 추천 수 0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전례력으로 어느덧 한 해가 가고 새 해가 왔습니다.
한 해가 가고 새 해가 오는 이 시점에서 제 마음이 착잡합니다.
그리고 대림절을 맞이하는 저의 마음은 더욱 착잡합니다.
새 해가 올 것을 기다려 기꺼이 새 해를 맞이해야 하는데
한 해가 가니 어쩔 수 없이 밀려서 새 해를 맞이한 것 같기 때문입니다.
노처녀가 신랑도 없는데 나이만 자꾸 먹는 것과 같은 심정이랄까요.

이렇게 얘기하면 반발할 노처녀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구 많은 비유 중에
왜 노처녀 비유를 드느냐 따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좀 더 논리적이고 당당하게
비유의 부 적절성을 따지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우선 왜 내가 노처녀냐고 따질 것입니다.
나는 노처녀가 아니라 한 여자이고
여자이기에 앞서 한 사람이라고 할 것입니다.
굳이 여자임을 강조한다고 해도 나는 처녀가 아니고
노처녀는 더더욱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처녀는 결혼을 전제로 결혼하지 여자를 일컫고
결혼 상대자인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지요.
그중에서 노처녀는 기다리는 남자를 못 만나
아직도 기다리는 처량한 여자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처량하기는 하지만 노처녀입니다.
노처녀라고 하는 것이 너무 거북하면
오늘 복음에 비유처럼 주인을 기다리는 종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아무튼 저는 기다리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제가 신랑을 기다리는 처녀라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이 아니고
주인을 기다리는 종이라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신랑을 만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새해를 맞이하지 않고
주님이 오실 것을 대비하는 종의 마음으로
대림절을 맞이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 제가, 비유하자면,
노처녀가 아니고 아줌마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줌마는 이미 결혼을 한 사람입니다.
이미 신랑을 만나 같이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만나야 할 신랑을 기다릴 필요는 없는 사람이지요.
그런데 이미 만났으니 정말 기다릴 필요가 없을까요?
그러면 신랑은
만나기를 학수고대하며 기다리는 처녀에게로 가지 않을까요?

들은 얘기지만
결혼한 남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서방이 돌아올 때 아내가 기다리지 않는 것이랍니다.
잠자다가 운동복 차림의 부스스한 모습으로 맞이하는 것이지요.
진하게 화장하고 화려한 의상을 차려 입고 맞이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오든지 말든지 관심이 없다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고 보니 성숙한 사랑은 참으로 기묘한 줄타기이고 조화입니다.
새 옷을 입듯이 맞선을 보듯이 편치 않아서도 아니 되고
종이나 아랫사람 대하듯이 아무래도 되고 막 대해서도 아니 됩니다.
이미 만났고
이미 서로에게 익숙하고 편안하면서도
늘 기다리고
늘 새롭게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입니다.
남편이면서 아직도 연인이고
친구이면서도 주인이게 하는 것,
이것이 성숙한 사랑의 관계이고
이것이 ‘이미 벌써,
그러나 아직 아니(already but not yet)'의 기다림입니다.

우리와 주님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은 2천 년 전에 이미 오셨고
그래서 우리는 이미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새로운 만남을 위해
아직 아니 만난 사람처럼 주님을 기다립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주님을 새롭게 만납니다.

# 일부 지역에서 말씀 나누기를 볼 수 없다는 얘기 때문에
당분간 자유 게시판에도 올립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1Dec

    대림 1주 월요일-하느님 나라의 불랙 홀

    제가 처음 외국을 나간 것이 1987년이고 제일 처음 간 곳이 필리핀입니다. 지금도 그러한 경향이 강하지만 그때는 국수주의에 가까운 잘못된 민족주의를 가지고 있었고 서구의 논리분석적인 사고방식이나 문화에 매우 비판적이었습니다. 그러한 저였기에 외국...
    Date2008.12.01 By당쇠 Reply1 Views1301
    Read More
  2. No Image 30Nov

    깨어 있어라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깨어 있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저녁일지, 한밤중일지, 닭이 울 때일지, 새벽일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언제 올지 모른다고 잠을 안 자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하루 이...
    Date2008.11.30 By김대우 Reply2 Views1773
    Read More
  3. No Image 30Nov

    대림 1주일-아줌마의 주님 기다리기

    전례력으로 어느덧 한 해가 가고 새 해가 왔습니다. 한 해가 가고 새 해가 오는 이 시점에서 제 마음이 착잡합니다. 그리고 대림절을 맞이하는 저의 마음은 더욱 착잡합니다. 새 해가 올 것을 기다려 기꺼이 새 해를 맞이해야 하는데 한 해가 가니 어쩔 수 없...
    Date2008.11.30 By당쇠 Reply0 Views1259
    Read More
  4. No Image 28Nov

    연중 34주 금요일-사라지지 않는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오늘 복음의 말씀입니다. “나는 또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습니다. 첫 번째 하늘과 첫 번째 땅은 사라지고, 바다도 더 이상 없었습니다.” 오늘 독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 어제 박 프란치스코 ...
    Date2008.11.28 By당쇠 Reply4 Views1422
    Read More
  5. No Image 26Nov

    연중 34주 수요일-주님을 증거할 기회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 너희를 회당과 감옥에 넘기고, 내 이름 때문에 너희를 임금들과 총독들 앞으로 끌고 갈 것이다.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박해는 주님을 ...
    Date2008.11.26 By당쇠 Reply8 Views1510
    Read More
  6. No Image 25Nov

    연중 34주 화요일-파멸의 때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대 파멸의 때를 말씀하시며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말씀하십니다. 파멸의 때 우리는 첫째로 각오를 해야 합니다. 파멸이 아닌 다른 것을 기대하지 말고 파멸을 각오해야 합니다. 파멸은 오지 말아야 한다고 파멸을 연장시키려 들지 말...
    Date2008.11.25 By당쇠 Reply3 Views1224
    Read More
  7. No Image 24Nov

    연중 34주 월요일-거룩하고 고귀한 정성

    전철에서나 길을 가다가 종종 도움을 청하는 분들을 만납니다. 도와주어야 하나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때, 그때의 이유에 따라 드리기도 하고 그냥 못 본 체 하기도 합니다. 어느 날은 지갑을 열어보니 만 원짜리만 있었습니다. 그것을 드리려다...
    Date2008.11.24 By당쇠 Reply3 Views119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286 1287 1288 1289 1290 1291 1292 1293 1294 1295 ... 1374 Next ›
/ 137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