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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은 어떻게 보면 좀 이상합니다.

비유의 내용을 보면 땅 또는 밭의 비유라고 함이 맞을 듯한데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렇지요 뿌려진 씨가 떨어지는 네 가지 땅에 대해 말씀하시는데

너희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새겨들어라.”라고 말씀하시니 말입니다.

씨 뿌리시는 하느님이 비유의 주체라고 주님께서는 분명 말씀하시는 겁니다.

 

그러니까 받아들이는 우리가 비유의 주체라면 땅이 왜 모양이냐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고 열매 맺지 못하는 귀책사유가 땅에 있지만

씨 뿌리시는 하느님이 비유의 주체라면

하느님은 씨를 왜 이렇게 뿌리실까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그리고 이 경우 열매를 맺지 못하는 귀책사유가 땅에 있지 않고

씨를 그렇게 뿌리시는 하느님께 귀책사유가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왜 열매를 맺지 못하는 땅들에 씨를 뿌립니까?

그 아까운 씨를 낭비나 허비하는 것이 아닙니까?

 

저 같으면 씨를 가시덤불이나 돌밭에 뿌리지 않을 것이고

길바닥에는 더더욱 뿌리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면 저는 멍청한 농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하느님의 씨 뿌리기를 이해시키기 위해

성서학자들은 당시 이스라엘의 씨 뿌리는 방식을 예로 든 것뿐이라고

설명을 하는데 아무튼 하느님은 아무 데나 씨를 뿌리는 분이시고

당신의 귀중한 말씀의 씨를 낭비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사랑은 본래 낭비가 많습니다.

선한 사람에게나 악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햇빛을 주시는 하느님은

우리 눈에 주지 말아야 할 놈에게도 벌이 아니라 사랑을 주시고,

주실 뿐 아니라 퍼부어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북한에 조금 주고도 퍼부어준다고 비판하고,

이웃에게 조금 주고 엄청 많이 줬다 생각을 하는데

주님은 많고 적음을 따지지 않고 넘치게 주십니다.

 

하느님 사랑이 이러 하기에 그 사랑을 업신여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업신여긴다는 것은 없이 여기는 것 곧 무시하는 것인데

계시는 하느님을 없는 분으로 여기고 그분의 말씀은 그래서 말씀이 아니라

개소리거나 잔소리기에 이런 자들에게 말씀은 아예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도 말씀의 청취자가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뿌리시는 씨 덕분입니다.

 

시멘트 바닥에 조그만 균열이 와도 그 틈에서 풀이 싹트듯

다른 소리만 재밌어하고 하느님 말씀은 흘려버리던 사람도

하느님 말씀이 그 사람의 틈을 파고들 때가 옵니다.

사람들의 말이 시들해지고 마음이 허해지기 시작할 때지요.

 

그러나 아직 말씀의 토양이 부족하기에 유혹이나 시련이 닥치면

하느님 말씀의 싹은 오래 가지 못하고 이내 말라비틀어집니다.

 

그런데도 하느님 말씀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한 번 벌어진 균열이 점점 커지고 토양이 점점 많이 쌓이면

이제 말씀의 싹을 틔울 뿐 아니라 제법 큰 가지로 자라납니다.

그런데 근심걱정 때문에 다시 숨이 막혀 죽습니다.

 

그런데도 하느님 말씀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근심걱정 때문에 말라죽게 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이제는 기도를 합니다.

근심걱정만 하던 사람이 이제 기도를 하는 겁니다.

 

근심걱정만 하던 사람이 이제 근심걱정꺼리를 하느님 앞에 풀어놓습니다.

숨 막히게 하는 저 근심걱정꺼리를 없애달라고 기도하니 하느님께서

그것들 치우시고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 열매 맺는 땅이 되게 하십니다.


마구 그리고 계속 씨 뿌리시는 하느님의 승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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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7.24 22:5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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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의 씨를 마구 계속 뿌리시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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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19.07.26 06:00:34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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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19.07.26 05:5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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