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은 죄에 대한 얘기입니다.
그러나 앞부분은 남을 죄짓게 하는 나의 죄에 대한 얘기이고,
뒷부분은 남이 내게 죄짓고 용서 청할 때 어찌해야 할지에 대한 얘기입니다.
먼저 남을 죄짓게 하는 죄에 대해서 보면 많은 경우 우리는
내가 남을 죄짓게 하는 게 아니라 남이 나를 죄짓게 한다고 생각하는데
가장 나쁜 경우는 자기가 미워하고서는 그 인간이 너무 나쁜 놈이어서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며 미움의 죄를 남 탓으로 돌리는 경웁니다.
고백성사를 주다 보면 신자들이 이런 식으로 고백하는 경우가 많고
그럴 경우 저는 남이 잘못해서 미워할 수밖에 없다면
사랑도 남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해야만 할 수 있는 거냐고,
그리고 남과 상관없이 스스로 사랑할 수는 없는 거냐고 예리하게 찌르지요.
그런데 저 자신을 보면 저도 똑같은 짓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고백성사 볼 때 그렇게 똑같이 보지는 않지만 미움의 순간에는
나의 사랑이 부족해서 미워한다고 생각지 않고 미워할 수밖에 없는 놈이라
어쩔 수없이 미워한다는 그런 식인 겁니다.
또 다른 경우는 남의 죄를 보고 내가 흥분하거나 분노하는 경우지요.
왜 바보처럼 남의 죄 때문에 내가 죄를 짓는지
남의 죄에 대해 내가 흥분하고 분노하는지 어리석다고 자조하면서도
남의 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나도 죄짓게 되는 죄의 연대성이 있고,
불가피성도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주님께서는 다른 연대성과 불가피성을 말씀하십니다.
남이 나를 죄짓게도 하지만 내가 남을 죄짓게도 한다는 말씀입니다.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여기에는 남을 죄짓게 할 의도가 없음에도 죄를 짓게 하는 죄도 포함됩니다.
정녕코 남을 죄짓게 할 생각이 없는데도 죄를 짓게 하는 것이 우리입니다.
무심코 뱉은 말인데 그것이 그에게 상처가 되어 그를 분노케 하는 것이나
껌을 딱딱 씹거나 음악을 크게 틀어 남을 화내게 하는 것이 그런 거지요.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런 죄의 연대성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주님께서 인정하는 듯이 말씀하신다는 것입니다.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시잖아요?
그런데 정확히 이해하면 주님께서는 인정하시지만 긍정하시지는 않습니다.
그런 사람은 불행하다고 하시잖아요?
무관심하고 무관하게 살면 남의 죄 때문에 내가 죄 지을 일도 없으니
남의 죄 때문에 내가 죄짓는 것을 무관심한 무죄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겠지만 나의 사랑이 부족하기에 연대하여 죄를 짓는 것은 미성숙한
결과이고 그래서 우리는 불행하고 극복해야만 하는 거지요.
곧 남 때문에 죄짓는 내가 아니라 남이 어떠하든 사랑하는 내가 되는,
그런 압도적이고 주도적인 사랑의 내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같은 맥락에서 용서에 대해서도 말씀하십니다.
한 번 간신히 용서할 수 있는 그런 빈약한 사랑이 아니라
수백 번 용서청해도 다 용서할 수 있는
그런 압도적인 사랑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그러니까 죄의 연대성과 불가피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이런 압도적인 사랑을 할 수 있으려면 홀로 설 수 있어야 합니다.
의존하여 서는 사람과 의존하여 사랑하는 사람은
지팡이가 없으면 서 있을 수 없는 사람처럼 허약한 사람인 것이지요.
그러니 우리가 의존을 한다면 하느님께만 의존하고,
우리가 의존하여 사랑을 한다면 하느님 사랑에만 의존해야 합니다.
곧 하느님 사랑으로 내가 충만해지고 그래서
하느님 사랑으로 누구도 용서하고 몇 번이고 용서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 인간의 사랑을 받아 다시 말해서 인간의 사랑에 의존해서 사랑하려
하지 말고 하느님 사랑을 많이 받아 사랑하는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나는 어떤 사람? 남을 죄짓게 하는 사람?)
http://www.ofmkorea.org/95116
14년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사랑의 고통이 단절의 불행보다 낫다.)
http://www.ofmkorea.org/71914
12년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압도적인 사랑)
http://www.ofmkorea.org/43746
11년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남이 나로 인해 지은 죄)
http://www.ofmkorea.org/5360
10년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원하지 않아도)
http://www.ofmkorea.org/4559
08년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하느님 집안의 관리자들)
http://www.ofmkorea.org/1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