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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김레오나르도 2020.02.06 04:49

연중 4주 목요일-길 묵상

조회 수 1062 추천 수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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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 비춰볼 때 인생을 참 잘못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가라고도 하시고 머물라고도 하십니다.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서는 떠나서 가라고 하시고,

복음 선포를 하러 가서는 한 집에 머물라고 하시지요.

 

그러니까 떠나야 할 때는 떠날 줄 알고,

머물러야 할 때는 머물 줄 알아야 한다는 말씀인데,

그런데 인생을 잘못 사는 사람은 그 반대로 합니다.

 

그러니까 떠나야 할 때는 떠나지 못하고 안주하고,

머물러야 할 때는 머물지 못하고 역마살이 낀 사람 마냥 떠나려고 합니다.

 

저희 수도자들의 경우 선교하러 가라, 복음 선포를 하러 가라,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라고 하면 옴짝달싹하지 않고 들러붙어 앉아 있고,

고통이 조금만 닥치거나 누구 때문에 조금만 불편하게 되면 같이 살 수

없으니 떠나겠다고, 공동체를 바꿔 달라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경우지요.

 

그런데 수도자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신앙인들은 무엇을 하든

하느님의 뜻을 따라야겠지만 그중에서도 떠남과 머묾에 있어서

하느님 뜻을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힘들다 할 것입니다.

 

있던 곳을 떠날 때 모든 것을 다 버려야 하고,

떠나는 동시에 모든 것이 다 바뀌기 때문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종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순종을 우리가 할 수 있겠습니까?

 

억지로 하는 것은 순종이 아니라 복종 또는 굴종이고

기꺼이 할 때만 순종이라고 할 때 순종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믿음이 있어야 하고 특히 하느님 사랑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새롭게 가라고 하시는 그 길이 지금 머무는 곳보다 다 나은

곳이기에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나를 그곳으로 보내시는 거라고 믿을 수

있어야 하고뒤집어 얘기하면 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

나를 사지로 밀어 넣기 위해 그곳으로 보내시지 않고,

생명과 행복의 땅으로 보내시는 거라는 믿음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오늘 제가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선교하기 위해 아프리카로 떠나는

한 수녀님의 파견 미사를 제가 주례하기 때문인데

그곳에 가면 엄청난 고통이 나를 기다리고 있음이 불을 보듯 뻔해도

그곳이 나에게는 더 나은 미래이고 행복이라는 믿음이 있어야지만

길을 떠날 수 있는 것이니 그 믿음이 얼마나 커야 하겠습니까?

 

그러나 새로운 길을 더 힘차게 가기 위해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니까 하느님 사랑에 대한 믿음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하느님 사랑에 대한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믿음이 새로운 길을 흔들림 없이 가게 하는 것이라면

사랑은 행복하고 열정적으로 달려가게 하는 것입니다.

 

누누이 하는 얘기지만 사랑할 때에야 고통스러워도 그 길이 행복하고,

고통스러울수록 더 행복하기에 그 길을 열정적으로 갈 수 있고,

끝까지 갈 수 있게 되지요.

 

오늘 저는 길 묵상을 마치면서 다윗의 마지막 길을 묵상합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다윗이 이제 이 세상 삶을 마감합니다.

"나는 이제 세상 모든 사람이 가는 길을 간다."

 

누구나 이 세상에서의 나그네 길이 끝나면 천국의 나그네 길을 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 마지막 나그네 길은 평안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주님의 길을 흔들림 없이 그리고 열정적으로 걸어온 나라면

아기 예수를 안고 "이제는 주의 종을 평안히 떠나가게 하소서."라고

노래했던 시므온처럼 두려움 없이 평안히 떠나는 것이

이제 마지막 길의 관건임을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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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2.06 06:58:43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2.06 06:57:00
    19년 연중 제4주간 목요일
    (내 갈 곳은 어디?)
    http://www.ofmkorea.org/193701

    18년 연중 제4주간 목요일
    (성공한 인생)
    http://www.ofmkorea.org/117164

    16년 연중 제4주간 목요일
    (여러 길 중에서 우리는?)
    http://www.ofmkorea.org/86680

    15년 연중 제4주간 목요일
    (정주는Yes, 안주는No.)
    http://www.ofmkorea.org/74600

    14년 연중 제4주간 목요일
    (떠남과 머묾)
    http://www.ofmkorea.org/60096

    13년 연중 제4주간 목요일
    (빈손 파견)
    http://www.ofmkorea.org/50666

    10년 연중 제4주간 목요일
    (아무 것도 없이)
    http://www.ofmkorea.org/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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