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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대개 그러하지만
특히 한가위 명절은 명절을 지낼만한 사람에게 명절이지
모든 사람에게 다 명절인 것은 아닙니다.
애쓴 만큼 수확이 풍성한 사람은 그 보람을 사람들과 나눌 때
배가 되기에 명절답게 명절을 지내겠지만
한 해 농사가 쫄딱 망한 사람에게는 한가위가 원망스러울 것입니다.
그래서 수확이 풍성하여
명절이 즐거운 사람은 이 명절에 조심해야 합니다.
명절에는 그늘이 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풍성한 수확을 앞에 놓고 더욱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비유를 들은 부자처럼
자기가 이룬 것에 대한 자기도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다윗은 세상을 평정한 다음, 말년에 인구조사를 하였습니다.
인구조사를 통하여 나라가 얼마나 부유해지고
병력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나라를 강하고 부유하게 한 자신의 통치에
자기만족하고 도취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곧 자기가 무슨 짓을 하였는지 뉘우칩니다.
하느님께서 뽑으시어 왕이 되고
하느님께서 함께 싸워주시어 모든 적을 물리쳤던 것인데
나이를 먹으니 노망이 들어 하느님이 해주신 것을 깜박 잊고
마치 자기가 다 이룬 것인 양 자기 업적에 도취한 자신 본 것입니다.

저도 자주 그러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저에게 창의력을 주시고
그것을 실천하려는 마음을 일으키시어 많은 것을 시도하게 하시고
실패한 것도 많이 있지만 많은 것을 이루어주셨습니다.
그것에 대해 어떤 때 제가 이룬 것인 양 만족해합니다.
언젠가 과거에 있던 본당 40주년 맞이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지속적인 성체조배회가 아직도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얘기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우리나라에 지속적인 성체조배가 본격 시작되기 전
제가 필리핀에 갔다가 영감을 받아 시작한 것이었는데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입니다.
그것을 얘기할 때 제가 한 것에 대해 만족하고
은근히 자랑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저에게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다 하느님께서 하게 하신 것이지요.
필리핀을 방문하게 하신 것에서부터
그것을 할 마음을 가지게 된 것까지 하느님께서 하신 것입니다.
실상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는 다 저의 성향 때문인데
이런 성향과 성격을 주신 것이 하느님 아니겠습니다.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이 “받으소서, 오! 주여,
나의 모든 자유, 나의 기억, 나의 마음,
그리고 나의 의지, 모든 것을 받으소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이나 당신으로부터 받은 것입니다.
당신의 의지에 의해 완전히 지배받기 위해서
당신에게 그 모든 것을 돌려드립니다.”라고 기도하셨듯이
저의 능력, 마음, 심지어 의지까지 주님께 받은 것이니
제가 한 모든 것은 제가 이룬 것이 아니라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저의 어머니는 늘 지혜로우십니다.
어떤 때 은근히 당신을 자랑하시기도 하지만
명절 때나 생일잔치 때 당신의 자손이 다 모이면
매우 흐뭇해 하시면서도 꼭 그 모든 것이 하느님 은총이었음을
주님께 대한 기도로서 감사드리고 자손들에게도 가르치십니다.

이 한가위 명절,
하느님께서 내 안에 이루신 많은 것들,
나를 통해서 이루신 많은 것들 돌아보고
그 하느님의 모든 업적을 가족이 함께 찬미하게 되기를,
명절날 새벽 저는 대구 외진 곳에서 여러분을 위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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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9.10.03 12:09:20
    주님께서 저에게 생명을 주셨고 아니 주신 것이 없습니다.
    욕심에 눈이 가려 더 달라 해도 묵묵히 주시고..

    주님의 자비하심으로,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이제까지 일을 통하여 돈을 벌게 해 주십니다.

    제가 잘 나서가 아니고 그렇게 되어지도록 해 주셨고
    프란치스칸이 되도록 해 주셨으니 감사드리며
    이 세상의 좋은 것은 모두 주님의 것이 옵니다.

    존경하는 당쇠 신부님께
    주님의 은총이 보름달 같이 풍성 하기를 기도 드립니다.
  • ?
    홈페이지 당쇠 2009.10.03 12:09:20
    한가위 명절, 달처럼 풍성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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