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군중이 가엾구나.
벌써 사흘 동안이나 내 곁에 머물렀는데 먹을 것이 없으니 말이다."
지난번 오천 명 먹이신 기적 때도 저의 관심은 주님의 가엾어하심이었는데
오늘 사천 명 먹이신 기적 얘기도 주님의 가엾어하심에 관심이 갑니다.
주님께서 어떻게 오천 명과 사천 명을 먹이셨는지 그 비결이나
그 능력의 대단하심에 더 관심이 갔던 과거보다는
나이를 먹을수록 주님의 연민과 사랑에 더 관심이 가는 겁니다.
제가 무척 좋아하는 지혜서 11장 23-4절을 보면
하느님께서 자애로우신 것은 전능하시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기에 모든 사람에게 자비하십니다.
당신께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사랑하시며
당신께서 만드신 것을 하나도 혐오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니까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다하실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이 있으시기에 모든 것을 사랑하실 수 있다는 것은 맞는 말이고,
그래서 능력이 사랑보다 앞서고 또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제게는 능력의 하느님보다 사랑의 하느님이 더 좋습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악령은 그 능력을 사랑하는 데 쓰지 않고
존재를 파괴하는 것에 쓰는 것을 생각하면
능력의 하느님보다 사랑의 하느님이 당연히 더 좋고,
능력의 하느님이 사랑의 하느님이시라는 것은 너무도 다행입니다.
그런데 가엾은 마음에 더 관심이 가는 것과는 다르게
저의 가엾은 마음의 폭은 점점 좁아지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50대 중반까지만 해도 저는 정말 겁이 없었습니다.
바자회나 음악회 한번 하는 것은 별로 겁나지 않았고,
평양에 하루에 1,500명을 먹이는 노동자 식당과
종합 복지관을 세우는 것도 별 걱정하지 않고 해냈습니다.
그러니까 과거의 저는 거의 메시아 콤플렉스 수준이라고 할 정도로
세상의 모든 십자가를 내가 다 져야 한다는 듯이 연민의 마음도 컸지만
그에 못지않게 사업 배포도 컸고 추진력도 컸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능력도 떨어지고 겁도 많이 생겨서
이제는 많은 사람에게가 아니라 몇몇 사람에게,
'대담하게'가 하니라 '섬세하게'로 관심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힘도 떨어지고 호르몬도 여성 호르몬이
점점 많아져서 그런다고 하는데 저도 그런 것에서 예외는 아닌가 봅니다.
그러니 이 나이 현상을 비관적으로 생각거나 억지로 반대로 행동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순리적으로, 아니 그보다는 섭리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겁니다.
그리고 주님은 신적인 사랑을 지니셨기에 5천 명과 4천 명을 먹이면서도
한 마리 양도 소홀히 하지 않고 찾아가는 착하시고 좋으신 목자이시지만
저는 그 정도의 사랑을 가지고 있지 못하니 이제는
사랑이 작을지라도 섬세하게 사랑하는 것이 저의 사랑이어야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묵상을 하다가 문득 '이게 무슨 빌어먹을 얘기냐?'하는
나무람이 속에서부터 올라와 저를 후려쳤습니다.
인간적으로는 그렇고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하느님 사랑에 연결되어 있지 않은 인간적인 사랑은 나이 먹을수록
방전된 건전지처럼 고갈될 수밖에 없고,
잘려나간 가지처럼 말라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그렇다면 더더욱 인간적인 사랑에 의지하지 않고,
더욱더 하느님 사랑에 물줄기를 대겠다고 해야지
나이 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저주받아 마땅합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핑계, 자유를 포기한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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