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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력으로 한 해를 끝내는 마지막 주일,
교회는 이 주일을 그리스도 왕 대축일로 지냅니다.
그러면 왜 교회는 마지막 주일을 그리스도 왕 축일로 지낼까요?
그 것은 그리스도의 통치가 이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되리라는 것, 영원하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축일에 대해 두 가지 부정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이 축일을 지내며 어떤 혼란이 있음을 느끼고
교통정리랄까, 뭐 그런 것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빌라도에게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데,
그렇지만 우리는 그리스도 왕국을 이 세상에서 이룩해야 할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도 합니다.

저는 또 이 축일을 지내며 거부감도 느낍니다.
그리스도께서 목자시라는 것은 거부감이 없지만
그리스도께서 왕이시라는 것은 마치 세상의 임금들과
비교하고 경쟁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거부감이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나를 칭찬하는 것이긴 하지만
내가 하찮게 여기는 사람과 비교하여 칭찬을 하면
칭찬이 아니고 오히려 모욕처럼 느껴지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세상의 임금들과 비교되어야겠습니까?

그리스도께서는 아버지께서 당신을 왕으로 삼으셨지만
자신이 왕이 되려 하지 않으셨고
더욱이 세상의 임금처럼 왕이 되려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의 왕국을 세우려 하셨다기보다는
주님의 기도에서 가르치시듯이 아버지의 나라가
하늘에서와 같이 이 땅에서도 이룩되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감사송은 이를 아름답게 노래합니다.
“아버지께서 외 아드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기쁨의 기름을 바르시어 영원한 사제와 만민의 임금으로 세우셨으며,
그리스도께서는 몸소 십자가 제대 위에서
티 없는 평화의 제물로 당신을 봉헌하시어 인류구원을 이룩하시고,
만물을 아버지 친히 다스리게 하시어,
그 보편되고 영원한 나라를 지극히 높으신 아버지께 바치셨나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우리가 지냄은
그분이 바라시는 것이 아니고
빵의 기적을 일으키자 사람들이 피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억지로 왕으로 삼으려 한 것처럼
우리가 억지춘향으로 그분을 왕좌에 앉히는 것입니다.
그분을 영원히 나의 왕으로 받들어 모시겠다는 뜻입니다.
내가 그분의 신하가 되겠다는 뜻입니다.
세상의 권력자를 왕으로 받드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그리스도를 나의 왕으로 받들어 모시겠다는 뜻입니다.
세상의 논리와 세상의 힘이 나를 지배하지 않고
그리스도의 사랑이 나를 지배하게 하겠다는 뜻입니다.

이제 그리스도의 신하가 된 우리는
그리스도 왕의 신하로서 그리스도의 왕직을 잘 수행하여
오늘 감사송이 아름답게 노래하듯
이 세상을 그분의 아름다운 나라로 만들어야 합니다.
오늘 감사송은 그 나라의 아름다움을 다음과 같이 노래합니다.
“그 나라는 진리와 생명의 나라요,
거룩함과 은총의 나라이며,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이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지내는 우리는
그리스도의 진리가 세상을 지배하게 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도의 생명이 세상을 지배하게 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도의 정의가 세상을 지배하게 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을 지배하게 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평화를 이룩하겠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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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웃지요 2009.11.22 09:13:36
    주님께서
    이 세상에 그리스도의 평화를 꽃피우시는데
    나약한 저에게
    뿌리의 묻힐 황톳빛 흙이 될 수 있게 해주시기를
    간절히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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