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내 형제>라는 표현이 특별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니까 주님께서는 이런 표현들을 쓰지 않으신 거지요.
<그 인간들에게> 또는 <네 형제들에게>라는 표현 말입니다.
‘가서 그 인간들에게 전하여라.’라고 했거나
‘가서 네 형제들에게 전하여라.’라고 했다면
의미가 한참 달라졌겠지요.
<그 인간들>이라고 하면 나와 상관없는 인간이라는 뜻인 것은 물론
뭔가 안 좋은 감정이 배여 있는 표현이지요.
<나를 배반한 그 인간들>이라는 뜻 같은 것 말입니다.
나를 배반했으니 이제 그 인간들은 나와 상관없을뿐더러
꼴도 보기 싫다는 감정이 서려 있는 것입니다.
<네 형제들>도 나의 형제들이 아니고 너의 형제들이라는 뜻이지요.
나에게는 제자들이지만 너에게는 형제들이라는 뜻이거나
너와는 형제지만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존재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 형제들>이라고 한 것은 아무리 나를 배반했어도
나와의 관계에서 제외시켜 버릴 수 없는 여전히 애착 관계임을
드러내는 표현, 아니 더 나아가서 과시하는 표현이지요.
그리고 이것은 <내 제자들>이 아니고 <내 형제들>이니
위아래,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인 관계의 표현입니다.
당신을 배반한 원수도 아니고,
그래서 무관한 사람도 아니고,
전처럼 아랫사람도 아니고,
전과는 달라진 위상의 존재가 된 것입니다.
배반한 제자들을 부활 후에는 오히려 형제로 격상시키고
더 존중해주시는 것입니다.
당신이 이제 돌아가셨으니 더 이상 당신의 제자가 아니고,
당신과 마찬가지로 하느님 아버지의 아들들이라는 뜻이고,
당신과 마찬가지로 부활의 사람들이라는 뜻이 아닐까요?
이것은 이제 나의 제자가 아니라 아버지 하느님의 사람들이라고
자기의 소유권을 포기하고 아버지께 내어드리는 것이며
당신과 마찬가지로 아버지 하느님의 아들들이기에
당신의 형제들이라고 관계를 격상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형제로 격상되어 갈릴래아로 간 제자들은 어떻게 됩니까?
예루살렘에 계속 있으면 수난당하신 주님의 빈 무덤을 보겠지만
갈릴래아로 가면 부활하신 주님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하십니다.
예루살렘에 계속 남아있으면 닭 쫓던 개와 같이
이 세상 부귀영화를 쫓다가 실패한 인생으로 남아있게 되지만
갈릴래아로 가면 이제 주님의 형제로 그리고
부활하신 주님의 증인이 될 거라는 얘깁니다.
오늘 독서는 그 베드로와 제자들이 바로 부활의 증인이 된 얘기,
곧 다시 예루살렘에 돌아와 주님의 부활을 증언하는 내용입니다.
실로 주님의 형제들이라면 그리고 주님의 영을 받은 사람들이라면
독서의 제자들처럼 육의 영을 지녔을 때와는 다른 자가 돼야 하고
주님과는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함을 오늘 복음과 독서는
오늘의 우리에게도 얘기하는 것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승화된 두려움, 승화된 기쁨)
http://www.ofmkorea.org/76692
14년 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
(배반자가 아니라 동반자)
http://www.ofmkorea.org/61558
13년 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
(우리 공동체는?)
http://www.ofmkorea.org/52354
12년 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
(관계적 평안)
http://www.ofmkorea.org/5712
10년 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
(죽이는 힘과 살리는 힘)
http://www.ofmkorea.org/3859
09년 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
(나는?)
http://www.ofmkorea.org/2380
08년 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
(영인네와 남정네의 부활)
http://www.ofmkorea.org/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