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저들의 위협을 보시고 주님의 종들이
주님의 말씀을 아주 담대히 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오늘 사도행전은 담대한 사도들의 얘기입니다.
아니, 정확히 얘기하면 담대해진 사도들의 얘기입니다.
원래는 그리 담대한 사도들이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래서 사도들이 부럽습니다.
저는 나이를 먹을수록 소심해지니 말입니다.
여러 번 말씀드렸듯이 저는 밤 등산을 즐기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밤 등산을 한 번 가보시라고 하면
대부분 무서워서 싫다고 사양합니다.
그런데 그러던 제가 몇 년 전부터 밤 등산을 못하고 있습니다.
전에 정치적인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분이 그 산에서 목을 매
자살한 사건이 있었는데 목을 맨 나무를 제가 알고 있었고,
그날도 밤 등산을 하던 중 그 나무 옆을 지나갈 때 그분이
생각나면서 등산 내내 그분이 제 뒤통수를 따라오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그 두려움은 자살한 사람 때문만은 아닙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운전을 할 때도 매우 조심을 넘어 소심해지는 저를 보면
저의 담력膽力이 떨어져서 담대膽大함이 전만 못하게 된 것이 분명합니다.
한의에서는 담력과 담대함이 담膽, 곧 쓸개에서 나온다고 한다지요.
그러니까 담이 큰 것이 담대함이고 쓸개가 클 때 담력이 큰 것인데
나이 먹어 쓸개가 작아지거나 기능이 약해지면 담력도 떨어지겠지요.
그런데 담력이나 담대함에 대한 이런 생의학적인 이론도 있겠지만
인생의 지혜랄까 덕의 차원에서 담대함을 얘기할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말로 ‘까짓것’ 할 수 있는 것이 담대함입니다.
어려운 일이나 큰일이 닥쳐도 ‘까짓것’하는 것입니다.
이 면에서도 저는 꽤나 담대한 편이었습니다.
큰일이 닥치면 저는 오히려 담담해집니다.
바로 담대해지지는 않지만 담담해지기는 하다는 뜻입니다.
그런 다음 그러니까 담담한 상태에서 찬찬히 담대해지는 작업을 합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작은 문제도 큰 문제로 만들어 해결못하고 쩔쩔매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큰 문제도 작은 문제로 만들어 해결하는 법이라는
제 인생철학을 이때 끄집어내어 제 마음을 담대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 까짓것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해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신앙적인 담대함으로 바꾸는 세 번 째 작업을 합니다.
다윗과 골리앗 얘기를 떠올립니다.
골리앗은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너무 크고 힘센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나가서 싸우는 족족 질 수밖에 없었지요.
인간적으로 보면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지요.
그러나 다윗은 비록 어리고 힘도 제일 없었지만
그에게는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이 있었지요.
인간에게는 골리앗이 크고 힘세지만 하느님 앞에서 그는 아무것도 아니지요.
그 하느님은 그의 조상들이 수없이 체험한,
이민족들을 다 물리쳐주신 크고 두려우신 하느님입니다.
사울과 다른 장수들은 이 하느님을 믿지 않아 골리앗을 두려워했지만
다윗은 이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믿었기에 골리앗에 대해서는
아무 두려움이 없이 하느님의 힘으로 싸워서 이길 수 있었습니다.
사도들의 담대함은 이 믿음의 계보를 이은 담대함이고,
성령을 받은 자의 담대함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느님을 믿으면서
세상을 두려워한다면 담력이 없음을 부끄러워하거나
아무것도 아닌 것을 까짓것 할 수 없는 지혜 없음을
부끄러워할 것이 아니라 믿음 없음을 부끄러워해야 할 것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잘 늙는 모범)
http://www.ofmkorea.org/212228
17년 부활 제2주간 월요일
(욕심과 미움 때문에 나를 바꿀 필요는 없다.)
http://www.ofmkorea.org/102121
15년 부활 제2주간 월요일
(신중하되 담대하게)
http://www.ofmkorea.org/76984
14년 부활 제2주간 월요일
(비록 새로 태어나지는 않았을지라도)
http://www.ofmkorea.org/61654
12년 부활 제2주간 월요일
(제자들처럼 담대하게)
http://www.ofmkorea.org/5741
11년 부활 제2주간 월요일
(제자들의 표변)
http://www.ofmkorea.org/5052
10년 부활 제2주간 월요일
(다른 기도는 말고 오직)
http://www.ofmkorea.org/3897
09년 부활 제2주간 월요일
(다시 태어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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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년 부활 제2주간 월요일
(모든 것을 내려 놓았다)
http://www.ofmkorea.org/10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