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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레오나르도 2020.04.25 05:17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조회 수 1072 추천 수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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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알다시피 오늘 우리가 축일을 지내는 마르코 복음사가는

복음을 제일 먼저 쓴 분인데 올해는 축일을 지내면서

마르코는 왜 복음을 썼을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베드로 사도가 아들로 여길 정도로 애제자였는데

이 베드로 사도가 주님의 복음을 쓰라고 당부하여 쓴 것일까요?

아니면 예수님을 알리고 싶은 순수한 마음도 있지만

저처럼 문학적인 욕심이 있어서 예수님을 소재로 삼아 썼던 것일까요?

 

지금은 감히 그런 꿈을 꾸지 않지만

옛날의 저는 꿈이랄까 욕심이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20대 초반에는 수도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보다

소설가가 되고 싶은 마음이 더 컸고 그래서 실제로 소설을 끄적거리기도

했는데 소설을 쓸 때는 저의 머릿속이 구상하고 있는 얘기들로 가득차

있어서 정상적인 수도생활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타협적으로 생각한 것이 소설을 쓰되 성서의 인물이나 성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앤소니 퀸이 주인공으로 나온 바라빠 영화가 있었고,

김동리의 소설 <사반의 십자가>는 예수님 덕분에 회개한 바라빠라는

플롯의 소설인데 저는 이런 영화와 소설에 자극을 받기도 하여 언젠가는

이런 류의 소설을 써야겠다고 마음 먹은 적이 있고 지금도 있습니다.

 

이런 저이기에 매일 강론을 쓰는 것도 그 동기가 순수한 복음 선포인지

아니면 소설가가 되고 싶었던 그 욕심의 변형인지 반성도 하는데

사실 글쟁이들은 끊임없이 자기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기에

제가 과연 참된 복음 선포자인지 글쟁이일 뿐인지 반성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저이기에 마르코 복음사가도 이런 관점에서 한번 본 것인데,

마르코 복음이 복음 중에서 가장 군더더기가 없는 것으로 보아

자기 관점의 투사를 하지 않은 진정한 주님의 복음 선포라고 해야겠습니다.

 

그런데 한 군데만은 자기 얘기를 집어넣은 것이 아닌가 교회는 추측합니다.

곧 마르코 복음 14, 51-52의 얘기로서 제자들이 모두 주님을 버리고

도망쳤다는 얘기를 전한 다음, 특별히 한 젊은이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어떤 젊은이가 알몸에 아마포만 두른 채 그분을 따라갔다.

사람들이 그를 붙잡자 그는 아마포를 버리고 알몸으로 달아났다."

 

옛날에 처음 성서 통독을 할 때 이 부분을 읽으면서 참으로 인상적이어서

제가 십자가의 길 묵상을 할 때 이 젊은이가 누구일까도 생각해보고,

상황극을 만들어보기도 했는데 교회는 이 젊은이가 바로 마르코라고,

그러니까 요한 복음에서 요한이 자기를 '사랑을 받던 제자'라고 하며

살짝 끼어놓듯이 마르코도 자기의 부끄러운 얘기를 슬쩍

한 부분으로 끼어놓은 거라고 추측을 하기도 합니다.

 

교회의 추측이 사실이라면 마르코는 주님의 가장 젊은 추종자였을 것이고,

다른 제자들은 애초에 도망쳤지만 혼자라도 주님을 더 따라간 분이었고,

그러나 붙잡히게 되자 알몸으로 도망칠 정도로 급히 주님을 떠난 분입니다.

 

그러나 이 얘기는 추측이고 확실치 않지만 그가 바오로와 바르나바와 함께

바오로의 1차 전교 여행에 동행한 복음선포자였던 것은 역사적이 사실이고,

베드로 사도의 사랑받는 제자였으며 베드로의 가르침을 받아

이방인들과 후대 사람들을 위해 복음을 처음으로 쓴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아직도 알몸으로 도망친 마르코를 주인공으로 하여

소설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지만 마르코는 저와는 달리

오직 예수님과 그분의 가르침만을 정확하게 우리에게 전해준 분이,

오늘 주님 말씀대로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한

진정한 사도였기에 이런 마르코 성인에게 감사하는 오늘 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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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4.25 07:37:47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4.25 07:33:17
    18년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선교란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것)
    http://www.ofmkorea.org/121076

    17년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창이 작지 햇살이 작지 않다.)
    http://www.ofmkorea.org/102142

    16년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우리도 복음사가?)
    http://www.ofmkorea.org/89026

    15년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고통과 어려움 중에 맺어지는 영적인 관계)
    http://www.ofmkorea.org/77481

    13년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특별한 고통을 각별한 사랑으로)
    http://www.ofmkorea.org/53036

    12년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영적인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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