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至誠이면 感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이 지극 정성을 기울이면 하늘을 감동케 해
하늘이 마음을 바꿔 인간을 돕는다는 말이지요.
이 관점에서 본다면 오늘 복음의 사람들도 이런 지성을 보여
예수님의 치유를 얻어냈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정말 그런 것입니까?
예수님은 치유해 줄 마음이 없었는데
인간들의 정성이 마음을 바꾸게 한 것이겠습니까?

우리 인간은 종종 그런 생각을 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받기 위해서는
인간이 뭔가 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 말입니다.
그저께 어떤 자매님들을 만났습니다.
자녀들이 입시 중이었는데
하느님께 잘 되게 해달라고 기도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자녀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붙게 해달라고 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저는 여기서 참 아름다운 마음을 느낍니다.
은총을 받기에 합당치 않다고 생각하는 겸손한 마음입니다.
영성체 전 기도에서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다.”하고 기도하는 것과 같은 자세이지요.
그 자매님이 분명 이러한 마음과 자세로 그리 말씀하신 거겠지요.

그러나 다른 한 편,
그 자녀가 열심히 공부하고,
또 그분이 자녀를 위해 교회에 헌금도 많이 바치고
목욕재계하고 치성을 드렸다면 기도할 수 있는 자격이 있고,
은총을 받을 자격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자격을 갖추기 전에는 은총을 주시지 않으려다가
자격을 갖춤으로써 하느님은 은총을 주시는 것이겠습니까?
아무리 해도 자격을 갖출 수 없는 것이지만
설사 자격을 갖출 수 있다 하더라도
자격을 갖추면 은총을 베푸신다고 생각하는 것은
은총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은총은 인간 공로의 대가, 보상이 아닙니다.
은총은 무상으로, 즉 거저 주어지는 것입니다.
인간의 지성과 공로가 마치 뇌물과 같이
아니 주시려든 하느님의 마음을 바꿔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노력을 많이 했건 아니 했건,
우리가 치성을 드렸건 아니 드렸건,
하느님 은총에 미흡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우리의 노력과 지성을 다 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노력과 지성과 상관없이
주시고자 하시면 주시리라는 것을 믿으며
다만 주시는 은총에 대한 황공한 마음과 감사드리는 마음 때문에
나의 정성을 다하는 것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도
인간의 정성이 주님의 마음을 움직여 치유 받게 되었다고 하지 않고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셨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하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은총의 조건은 지성이 아니라
은총에 대한 우리의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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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요셉 2010.01.15 09:35:04
    그렇습니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확신이 전제 될 때
    상대에게 조르는 것도 가능하듯이 至誠이면 感天이란 말 안에는
    이미 상대에 대한 믿음이 있고 그러한 믿음을 하느님께서
    눈 여겨 보신 이심전심이 함축적으로 들어 있는 말이다 싶어요.
    믿음이 가지 않는 사람에게 무슨 기대와 희망을 둘 수 있을까요?

    뇌졸중으로 쓰러져 몸이 마비된 체 침대에 눕혀 중환자실에 입원한 후
    스스로 병원을 걸어 나간 사람을 병원에서 한명도 본적이 없습니다.
    아무리 의술과 물리치료가 발달해도 한번 죽은 신경을 살리는 것은
    인간 영역 밖이라는 깊은 진리를 배우지요.

    가난과 질병이 죄에 대한 하느님의 징벌로
    간주하는 유대인들 앞에서 예수님은 중풍병자에게
    ”너는 죄를 용서 받았다‘고 말씀하십니다.

    인간의 근원적인 치유는 영혼의 치유이고
    영혼이 치유될 때만이 온전한 인간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돌아보며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제 믿음 없음에 믿음을 보태주십시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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