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코로나 전염병 대처와 관련하여 우리 정부와 우리 의료진들과
우리 국민이 얼마나 잘 대처하였는지 잘 드러났고,
그래서 그동안 우리가 자부심을 가지지 못하고 우리나라와
우리 자신을 비하하고 '헬 조선', 곧 '지옥과도 같은 한국'이라고
얼마나 자학하며 살아왔는지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이 얘기를 꺼낸 것은 우리도 이제 자부심을 갖자는 뜻이
아니라 위기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얘기하기 위함입니다.
왜냐면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는 디모테오에게 "말씀을 선포하십시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꾸준히 계속하십시오. 끈기를 다하여 사람들을
가르치면서, 타이르고 꾸짖고 격려하십시오."라고 얘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앙인이 아닐지라도 위기에 대한 올바른 대처는 지레 죽고 들어가거나
어떻게든지 위기에서 도망치려는 패배주의적이고 소극적인 대처가 아니라
어떻게든지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는 적극적인 대처라고 얘기하지요.
우리 정부가 제대로 된 정부일 때는 위기의 국면에서 오히려 국민을 위하고,
국민은 아엠에프 때 금 모으기에 자발적이고 헌신적으로 동참했고 이번에도
의료진들은 참으로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국민은 정부의 지침을 잘 따랐지요.
그랬더니 지금까지 우리는 말끝마다 유럽 몇 나라를 선진국이라고 칭하며
우리는 후진국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우리가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국가,
곧 선진국이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위기를 기회로 제대로 활용한 것입니다.
그러니 신앙을 가진 우리는 더더욱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오늘 바오로 사도가 하는 말이고 저도 하고 싶은 말입니다.
왜냐면 우선 복음 선포 자체가 좋은 기회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회가 좋든 나쁘든 복음을 선포하라고 할 때
무엇이 좋은 기회이고 무엇이 나쁜 기회입니까?
우리를 '어서 오십쇼.'하고 환영하는 그런 곳과 그런 때입니까?
다시 말해서 반대나 박해가 없는 것이 좋은 기회입니까?
일반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그런 곳에 선교나 전교를 나갑니다.
선교나 전교는 그렇게 해도 되고, 그렇게들 많이 합니다.
가톨릭을 환영하는 곳에 나가서 가톨릭 교회를 세우고
좋은 일도 많이 하는 것 말입니다.
그런데 복음 선포는 복음이 없는 곳에 그러니까 복음이 선포되지 않은 곳에
가는 것이고, 복음이 선포된 적이 한 번도 없거나 지금 선포되지 않는 곳이
오히려 더 필요하기에 선포해야 하는 것이지요.
제가 관구장일 때나 선교 책임자일 때
어디를 선교해야 할지 참 고민을 많이 하였습니다.
아프리카나 라틴 아메리카로 돈을 가지고 가 선교를 가면 환영도 받고,
그래서 선교의 결실도 눈에 보이게 맺을 수 있는데 그곳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종교를 아편이라고 하며 탄압하고 특히 천주교를 극히 경계하는
그런 공산주의 나라들이나 이슬람 국가들에게 갈 것인가 결정해야 할 때
저는 복음이 없는 곳을, 없으니까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쪽을 선택했지요.
그리고 기회가 되면 적극적으로 복음을 선포하고, 기회가 좋지 않으면
조용히 복음을 살면서 현존하는 방식으로 살도록 했는데 그것은
프란치스코가 수도회로는 처음으로 선교에 대한 규정을 수도규칙에
넣으면서 허용이 되면 복음을 선포하고 세례도 주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선
"아랫 사람이 되고 자신들이 그리스도인임을 고백"하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진정 우리 가톨릭은 사목자건 신자들이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만 복음을
전하려는 안이함이 전반적으로 있고 특히 저를 포함하여 일부 사목자는
복음을 선포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목을 하며 왕노릇이나 하려고 합니다.
이런 저에게 오늘 서간은 큰 도전을 하며 마지막으로 이렇게 권고합니다.
"그대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신을 차리고 고난을 견디어 내며,
복음 선포자의 일을 하고 그대의 직무를 완수하십시오."
온전한 복음 선포는 의무라고 봅니다.
주님, 저희에게 그러한 능력을 주소서..아멘.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자기가 자기의 원수가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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