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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9일 연중 제16주일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비유를 통해서 참된 본질을 밝히 드러내어 주십니다.
참된 본질에 접근하는 데는 다음의 세가지 방법이 주로 사용됩니다. 경험적 접근, 논리적 접근, 은유적 접근 즉, 시적 접근 그리고 종교적인 방법으로서의 비유의 접근입니다. 경험적 접근은 낮의 접근과도 같습니다. 낮에는 모든 것이 분명하게 보입니다. 산과 강의 경계며 흰색과 붉은 색이 구분이 선명합니다. 도처에서 구분과 차별을 보게 됩니다. 논리는 밤의 접근과 같습니다. 그 어떤 경험이 뒷받침도 없이 짐작으로써 추론으로서 어둠 속을 더듬는 것과 같습니다. 시와 종교적 접근은 황혼의 접근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밤은 오직 오지 않고 낮은 아직 기울지 않은 그 중간의 접근입니다. 황혼은 그 너머에 알 수 없는 그 본질의 동경을 지니게 합니다. 그러기에 신앙의 본질은 시적인 은유와 비유를 통해서 이야기됩니다. 신앙의 본질을 설명하는 데는 비유의 길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성서의 비유적 의미는 덕스러운 삶을 살도록 정화시키며 은유적 의미는 명료한 이해력을 갖도록 빛을 비추어 주며, 영적의미는 영의 황홀과 지혜에 대한 즐거운 인식을 통해 완성시킨다’고 성 보나벤뚜라는 말합니다. 이에 근거해서 오늘 복음은 ‘밭의 가라지’의 비유를 통해서 우리의 영혼을 정화하고 자유와 완덕으로 나아가도록 초대합니다.
우리 마음의 밭 안에 가라지와 같은 부정적인 느낌이나 욕정 그리고 자신의 약점과 잘못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이런 부정적이고 나쁜 것들을 드러내지 않고 홀로 감당하고 억제합니다. 그러나 억제하면 언젠가는 폭발하게 됩니다. 자기 내면에 일어나는 나쁜 생각을 자신이 온전히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솔직히 드러내어 보이거나 고백성사를 보는 것이 위험과 파멸을 막아줍니다. 불결한 생각들이 위협하면 감추지 말고 즉시 온전히 자신을 열어 보이는게 좋습니다. 생각을 감출수록 더 복잡해지고 끊이지 않습니다. 숨은 데서 기어 나왔다가 들키면 금방 달아나는 뱀과 같이 자신의 생각을 열어 보이면 그것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벌레가 나무의 성장을 방해하듯이 나쁜 생각은 마음을 파괴합니다. 생각을 열어 보이는 사람은 즉시 치유 받고 감추는 사람은 교만에 병들게 됩니다. 나쁜 생각과 감정은 영혼을 파먹는 벌레에 비유됩니다. 우리가 진솔하게 열어 보여 그 벌레를 뱉어 내면 영혼은 치유되고 자유와 기쁨을 되찾게 될 것입니다..
성 프란치스코의 다음의 일화는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수도원 형제들이 매우 거룩하여서 마귀들은 자기들이 들어갈 만한 형제는 하나도 찾아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마귀들이 끈질기게 기회를 노리고 있는 중에, 형제 하나가 다른 형제에게 마침 분노를 품고 마음속으로 어떻게 하면 그를 고소하고 복수할까 궁리하고 있었습니다. 이 나쁜 생각 속에 마귀는 문이 열리는 것을 보았으므로 수도원으로 뚫고 들어가 그 형제의 목덜미에 웅크리고 앉았습니다. 항상 깨어 자기 양떼를 보살피고 있는 인자스러운 목자 성 프란치스코는 마치 늑대가 들어와 자기 어린양을 잡아먹으려 하는 것을 눈치채고, 그 형제를 불러서 그를 마귀 손에 넘어가게 하는 마음속에 품고 있는 증오의 독을 즉시 참회하도록 하여 영혼을 정화시켜 자유와 완덕의 삶을 살도록 해 줍니다.
우리 마음 안에 자유와 기쁨의 하늘나라의 체험을 위해서는 우리 안에 자리잡은 나쁜 생각, 감정, 분노 등의 가라지 같은 독소들이 우리 마음을 지배하지 않도록 늘 깨어 기도하며 주님의 은총을 청하도록 합시다. 고 도미니코 o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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