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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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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오늘 주님께서는 당신에게 오라고 하십니다.

이는 너희가 나를 기다리는 이 대림절에 내가

너희에게 가니 너희도 내게로 오라고 하시는 것이며,

고생하며 무거운 짐 진 너희에게 안식을 주러 내가 가니

너희는 안식을 얻으러 내게로 오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이런 성찰을 하였습니다.

고생하고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당신께 오라고 하시는데

고생하고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이 주님께 갈 것이라고, 반대로

사는 게 즐겁고 편안한 사람은 주님께 가지 않을 거라고 말입니다.

 

사실 많은 경우 고생을 모르고 근심 걱정이 없으며 편안한 사람은

이미 안식을 누리고 있기에 안식을 주실 주님을 찾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이미 신앙을 가지고 있는 우리도 편안할 때는 주님을 찾지 않습니다.

 

그래서 심하게 얘기하면 고생이란 접점/Meeting Point,

곧 우리로 하여금 주님과 만나게 하는 곳입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편안할 때는 주님을 모르고 살다가

고통 중에서 주님을 찾고 만납니다.

제가 아주 옛날에 성심원에서 만나 뵌 분도 전형적으로 그런 분이었습니다.

 

이 분은 본래 의사였습니다.

그런데 나병에 걸렸고 의사이기에 스스로 자가치료를 하였지만

약이 변변치 않았을뿐더러 그마저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

결국 나병이 겉으로 드러나자 집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되었지요.

 

몇 번이나 자살을 시도하였지만 실패하고 그래서 자살도 포기하고,

몸과 마음, 정신이 다 망가져서 성심원에 들어와 사시게 되었지요.

자살을 포기했지만, 인생도 포기했기에 자포자기 상태로 살아가는데

그래도 공부를 많이 하신 분이기에 심심풀이 삼아서

그러니까 성경을 그냥 다른 책 읽듯이 읽어 내려가셨습니다.

 

그러다가 하느님은 선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에게 똑같이

비와 빛을 주신다는 구절을 읽다가 그만 하느님을 만나게 되셨답니다.

이때부터 교리를 공부하여 세례를 받고, 당신을 위로하러 찾아오는

많은 사람에게 오히려 하느님을 열심히 믿으라며 복음을 전하셨답니다.

 

당신은 나병 때문에 온갖 고생을 하였고 모든 것을 잃었지만

나병 때문에 하느님을 얻었고 그래서 지금 여전히 육신의 고통은 크지만

하느님 때문에 당신은 너무 행복하다고 하시며 기쁘게 복음을 전하십니다.

 

나병 때문에 불행한 것이 아니라 나병 때문에 불행한 사람이 불행한 겁니다.

고통 때문에 불행한 것이 아니라 고통 때문에 불행한 사람이 불행한 겁니다.

고통 때문에 불행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 없이 고통당할 때 불행하고,

고통 때문에 불행한 것이 아니라 사랑 없이 고통당할 때 불행합니다.

 

그래서 그 반대도 가능합니다.

고통이 없으면 행복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만날 때 행복합니다.

고통이 없으면 행복한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고통을 무릅쓸 때 행복하고,

고통 때문에 사랑이 오히려 불타오를 때 행복합니다.

 

그러나 말이 쉽지 고통은 엄연하고 그렇게 만만치 않습니다.

견디는 것도 쉽지 않고 고통을 사랑으로 바꾸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게 됩니다.

하느님 없이 편히 사는 것과 고통스럽지만 하느님과 사는 것,

그 둘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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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12.09 05:49:01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12.09 05:48:15
    19년 대림 제2주간 수요일
    (편한 멍에와 가벼운 짐)
    http://www.ofmkorea.org/297550

    18년 대림 제2주간 수요일
    (우리의 마음 선생님)
    http://www.ofmkorea.org/174429

    17년 대림 제2주간 수요일
    (짐은 무거워도 마음이 편한 법)
    http://www.ofmkorea.org/115402

    16년 대림 제2주간 수요일
    (무거운 짐을 가볍게 지는 법)
    http://www.ofmkorea.org/96463

    15년 대림 제2주간 수요일
    (어떤 것도 부담스럽지 않으려면)
    http://www.ofmkorea.org/84981

    14년 대림 제2주간 수요일
    (주님께 가서 얻을 것과 배울 것)
    http://www.ofmkorea.org/72752

    13년 대림 제2주간 수요일
    (마음이 무거운가, 짐이 무거운가?)
    http://www.ofmkorea.org/58412

    12년 대림 제2주간 수요일
    (휴식이 아니라 안식을)
    http://www.ofmkorea.org/45354

    11년 대림 제2주간 수요일
    (님을 관상함이 우리의 휴식)
    http://www.ofmkorea.org/5418

    09년 대림 제2주간 수요일
    (피곤하고 지친 나를)
    http://www.ofmkorea.org/3383

    08년 대림 제2주간 수요일
    (주님의 초대는?)
    http://www.ofmkorea.org/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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