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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빵.

어렸을 때 들은 얘기가 생각납니다.
부모에게 효도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얘기이지요.

아주 효성이 지극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병이 위중하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아버지의 병은 점점 깊어만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지나가는 스님이 아버지의 병은
어린 자식을 삶아 먹여야만 나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부부는 너무도 괴로웠지만
자식은 또 나아도 되지만 아버지는 돌아가시면 그만이니
아버지를 위해 자식을 바치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정말 아이를 가마솥에 삶아서 아버지에게 드리니
정말 아버지가 그것을 드시고 병이 나았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병이 나아 기뻐하고 있는데
아버지에게 삶아 드린 아이가 그때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하늘이 부부의 효성에 감동하여
아이의 모습을 한 산삼을 내려주신 것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이 얘기를 들으면
정말 이렇게 부모에게 효도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서도
이건 너무 끔찍한 얘기라고 생각을 하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얘기를 생각하면
사람을 살리는 것은 하늘이 하는 것이지
음식이 아니라는 것을 얘기하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요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먹는 것에 대한 관심도 같이 늘어나고
특히 병이 깊어지고 병원에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지경이 되면
섭식을 잘 하여 치료하려고 합니다.

지금은 죽었지만
제 친구가 간경화로 이제 병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차있는 복수를 빼내는 것밖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을 때
자연 치료를 하는 분을 찾아갔습니다.
그때 그분이 하는 말이 생각납니다.
자연 치료라고 하는데 이것이 곧 하느님 치료라는 것이었습니다.
뭘 먹여서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단식으로 치유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게는 그것이 이 세상의 음식이나 약에 의지하지 말고
하느님께 완전히 의지하라는 극약처방으로 읽혀졌습니다.

하느님이 살리시는 것이라는 믿음,
몸에 좋은 음식과 약을 먹지만
사실은 하느님께서 살리기 위해
이것들을 주셨다는 믿음을 가지고 먹어야지만
그것이 생명의 음식이 되고 생명의 약이 될 것입니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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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요셉 2010.04.23 23:22:42
    넋두리님!
    "저도 누군가에게 어떤 의미가 되고 싶습니다. 행동하렵니다"
    라는 님의 글에서 힘이 느껴집니다.

    그래요, 가다 못가면 쉬었다,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그렇게 우리 함께 하기로 해요.
    편안한 밤 되세요.
  • ?
    홈페이지 넋두리 2010.04.23 23:22:42
    말씀과 음식으로 동시에 내어주시는 주님의 사랑! 그래서 주님을 하느님이자 인간이라 고백하나 봅니다. 그러나 요셉님의 말씀만으로도 채워지는 사랑 감사드립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어떤 의미가 되고 싶습니다. 행동하렵니다.
  • ?
    홈페이지 요셉 2010.04.23 23:22:42
    그렇습니다.

    내가 누군가의 정신적으로든 물리적으로든
    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려면 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기꺼이 나의 부분을 떼어내 주고
    그 떼어 준만큼 나의 부분이 없어지는 희생, 헌신이 있을 때
    비로소 진정으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속해지고 용해되어 하나가 되는 상태,
    바로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는 상태 말입니다.

    이렇게 나를 비우는 희생과 헌신이 없는 사랑은 결코 사랑이 아닌데도
    내 것을 내 놓기 싫어하는 인색함을 버리지 못하면서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바라 볼 때 참 마음이 씁쓸하지요.

    목숨만이 목숨을 살릴 수 있기에 목숨이 소중하다는 것을
    오늘 복음을 통해 깨달으면서
    ‘마음이 가면 몸도 간다'는 말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네요.
    고맙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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