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1주 수요일-2012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표징이란 하느님의 표징, 곧
하느님께서 거기에 함께 계신다는 표징이거나
하느님께서 그렇게 하신 것이라는 표징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하느님께서 그렇게 하시고
거기에 하느님이 계시는 그런 것이 어디 한 두 가집니까?
모든 것, 다 하느님께서 하신 것이고
어디든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니 말입니다.
해가 뜨는 것, 어찌 하느님의 표징이 아닙니까?
내가 해를 뜨게 하지 않았고,
너도 해를 뜨게 하지 않았으면 하느님께서 뜨게 하시는 것 아닙니까?
그제는 수도원 뒤뜰을 거닐다가 수선화가 머리를 내미는 걸 봤습니다.
무심결에 “봄이 왔네!”하고 탄성이 나왔습니다.
봄이 와서 수선화가 싹을 틔웠다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봄이 왔네!”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싹을 돋우셨네!”이어야지요.
이것이 표징을 매일 보는 거지요.
그런데 우리는 이런 것에서는 표징을 보지 못하고,
자기 힘으로 살려내지 못한 죽어가는 화초를
살려달라고 기도한 결과 살아나야지만 하느님의 표징을 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완악함이고
주님께서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라고 한탄하신 바로 그것입니다.
엄청난 기적이 아니고는 자기를 허물거나 바꾸지 않으려는 완고함이
바로 우리의 죄이고 악인 것입니다.
이런 우리에게 주님께서는 요나의 표징밖엔 보여줄 게 없다 하십니다.
그러면 무엇이 요나의 표징인가요?
요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인가요?
하느님께서 요나에게 어떤 일을 일으키신 건가요?
요나는 우리와 비슷한 사람이었습니다.
아무리 하느님 뜻이어도 자기가 싫으면
하지 않으려고 요리 빼고 조리 빼는 사람,
한 마디로 자기 좋을 대로 하는 회개하기 싫어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죽여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뒤에야
자기 마음을 바꾸는 놀라운 회개가 일어났고,
자신만 회개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회개케 하였습니다.
기적 중의 기적이 회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왜냐면 이것이 우리 인간으로서는 가장 어려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스스로는 거의 절대로 회개치 않습니다.
그래서 회개야말로 바로 하느님의 개입이고 사랑입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도 유언에서 “주님께서 나 프란치스코 형제에게
회개 생활을 시작하도록 해주셨다.”고 얘기하지요.
그러나 이렇게 하느님께서 회개생활을 시작하도록 해주시지만
너무도 완악하여 좀처럼 회개를 하지 못할 수도 있고,
시작을 하였지만 그 생활에 항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회개가 하느님의 개입이고 사랑이지만
당장은 고통이고 입에 쓴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자기를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이라야
주님의 이 회개 초대에 응답할 것입니다.
대충 엉터리로 사랑하는 사람은 제 몸에 칼을 대듯
영혼에 칼을 대는 이 고통을 피하고 말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 사순절,
나를 정말 사랑한다면 내 영혼에 한 번 칼을 대볼까요?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고치는 것과 바꾸는 것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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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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