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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집회서 말씀에 이어 오늘 복음의 주님도 우리를 당황하게 합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은 자못 폭력적이시어서

주님께서 진정 이렇게 하셨을까? 또는 이것이 진정 주님의 모습일까?

의구심을 품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성전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었다고 폭력을 행사하시고

나무에 열매가 달리지 않았다고 폭력을 행사하십니다.

 

그런데 성전의 폭력은 성전 정화를 위한 거였으니 그래도 이해할 만 하지만

당신의 시장함을 달래주길 바란 무화과나무가 아직 열매를 맺지 못했다고

말라비틀어져 죽으라고 저주를 내리신 것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더욱이 아직 무화과 철이 아니어서 열매를 맺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런 죄없는 나무에게 저주를 퍼부은 것은 하느님 나라의 정의나

사회 정의를 위한 것이 아닌, 순전히 개인적인 분풀이밖에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맥 그대로 합리적인 해석을 한다면 이렇게 이해할 수밖에 없지만

주님이 그럴 분이 아니라는 믿음으로 이해를 한다면

여기서 개인적인 분풀이가 아닌 다른 역설적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역설적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통해서 뭔가 메시지를 던지시고자 하신 거지요.

오늘 마르코 복음을 보면 주님께서는 예루살렘에 화려하게 입성하신 다음

먼저 성전에 가시어 성전을 둘러보시는데 날이 이미 저물었기에

첫날은 일단 성밖으로 나가 베타니아서 머무십니다.

 

복음에는 그런 묘사가 나와 있지 않지만 이때 이미 성전의 난장판을 보시고 

이미 주님의 심사는 불편하셨을 터이지만 날이 저물어 

다음날 성전 정화를 하시기로 작정을 하고 참으신 것입니다.

 

마침내 다음날이 밝아 성전 정화를 위해 가시면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잎만 무성하고 열매는 없는 나무를 보고 저주를 퍼부으시고는

성전에 들어가시어 성전을 정화하십니다.

 

그리고 성전 정화를 마치고 나오면서 그 나무가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해보니 이미 말라비틀어져 죽은 상태인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복음의 전개는

성전 둘러보심-무화과나무 저주-성전 정화-죽은 나무의 확인 순서인데,

이런 전개를 통해서 예루살렘 성전은 잎만 무성하고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와 같음을 얘기하고자 하신 것이고 그래서 예루살렘 성전도

이 무화과나무처럼 폐허가 될 것임을 예고하고자 하신 것일 겁니다.

 

잎만 무성한 나무는 겉만 화려하고 건물만 화려한 교회,

곧 성전 안에 하느님은 안 계시고 장사치만 있는 교회이며,

그래서 열매 없는 나무는 이 성전에서 아무리 예배를 드리고

설교를 하여도 아무런 사랑의 열매를 맺지 못하는 교회입니다.

 

교회가 왜 망하는가?

수도회 성소가 왜 줄어드는가?

떠나는 이는 있지만 찾아오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왜 떠나는 사람만 있고 왜 찾아오는 사람은 없는가?

사람이 없는 것은 사랑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교회 안에 하느님이 안 계시고 하느님의 사랑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성전을 정화하시고

프란치스코가 무너져가는 교회 쇄신을 위해

교회 안으로 복음을 들고 들어간 이유임을 묵상하며

아울러 우리 공동체는 어떤 공동체인지 돌아보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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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5.28 07:03:12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5.28 07:02:03
    18년 연중 제8주간 금요일
    (은사의 협동)
    http://www.ofmkorea.org/124596

    16년 연중 제8주간 금요일
    (은총의 관리자들)
    http://www.ofmkorea.org/89961

    12년 연중 제8주간 금요일
    (깡패같으신 하느님)
    http://www.ofmkorea.org/5889

    11년 연중 제8주간 금요일
    (우리가 기억하고 칭송하는 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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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연중 제8주간 금요일
    (하느님 사랑의 그 포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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