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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체성혈 대축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시는 기적을 보여주십니다.
이 복음 말씀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먼저, 우리는 오늘 성체 성혈 대축일을 지내면서
한 가지 큰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외적인 현상에만 집착하는 오늘날의 외형 지상주의입니다.

길거리를 가다 보면 많은 젊은 여성들을 잘 구분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텔레비전에 나오는 젊은 연예인들은
모두가 다 예쁘고 몸매도 아름답게 보이지만, 개성이 없어 보입니다.
왜냐하면 성형수술의 발달로 본래 주어진 자신의 모습이 사라지고
똑같은 모습만 남게 되었기 때문이겠지요.

우리 신앙인들도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이러한 눈에 보이는 신앙생활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별히 성체 성혈 대축일을 맞이하여 예수님의 몸과 피가
빵과 술의 형상으로 변화된 기적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됩니다.

성찬 전례의 기적은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시는 우리들 각자가 변화될 때, 완성되는 신비인 것입니다.
성체성혈 대축일의 본래 모습은 바로 우리 모두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도 사도 바오로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성찬례의 근원적인 목적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기억하고 받아 모시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저도 요즈음 이러한 말씀을 실천키 위해
현실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칸 성소를 더욱 확고히 하고자 몇몇 형제들과 함께
월세방을 얻어 작은 공동체를 새로이 시작했습니다.
이 공동체는 재개발 지역에 있는 도시 빈민들과 함께 살면서
일치를 이루고자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더욱 중요한 의미는 그들을 도와준다는 개념보다는
제 자신이 가난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점입니다.

여기 이 공동체에서 제가 성체 성혈의 신비를 살아갈 수 있는 길은
그들을 위해서 어떠한 사업이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가운데서 똑같이 가난하게 사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바로 가난한 사람이 되는 것이겠지요.

이와 같이 성체성혈의 의미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어야 하는 것”으로만
축소되어서는 안 됩니다.
더욱 적극적인 의미로 “우리의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차원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어떠한 부분을 나누는 것에서 그친다면
성체의 참 맛을 얻지 못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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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넋두리 2010.06.07 22:18:44
    직장이라는 작은 공동체에서도 그렇더군요.
    나눔도 아니고, 희생도 아닌 그들과 동화되는것.
    저도 요즘 그들과 하나되기 위한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분들도 처음과는 달리 저와 많이 닮아졌다는 느낌을 받고 부족한 나를 받아주고 걸음마를 가르쳐주신 그분들께 감사드린답니다.
    옹달샘 공동체의 일치를 위해 작은 화살기도 바칩니다.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신 주님, 저의 삶이 한순간이라도 옹달샘 공동체를 위한 행위이기 위해 바다에 들어간 소금인형이게 하소서. 아멘.
  • ?
    홈페이지 마니또 2010.06.07 22:18:44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내 안에 있다 함은
    그리스도의 혼을 내 생활의 정신으로 삼는 것이며,
    우리의 가슴에 그 생명력이 빛날 때
    우리 생애는 드높은 차원에 서게 되겠지요.

    그리스도의 십자가 피 묻은 흔적은 우리 삶에
    이웃을 위한 희생과 사랑과 삶을 명령하십니다.
    내 몸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흔적을 가지고 순명하며 살기를 소망하시는
    옹달샘공동체가 진정한 사랑의 장이 되기를 위하여 기도하겠습니다.^^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10.06.07 22:18:44
    "제 자신이 가난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점 입니다."

    너무 가슴에 와 닿는 말씀 입니다.
    너 와 내가 구별 없이 하나가 되는 것 이
    성체 성혈의 지극한 사랑 이겠지요 !

    퍼도퍼도 계속 샘 솟는 옹달샘 처럼
    가난한 이를 위해
    계속 사랑의 샘물을 퍼주시는 공동체을 위해 기도 드립니다.
  • ?
    홈페이지 요셉 2010.06.07 22:18:44
    그렇습니다.

    문득,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으며 함께 걸어가는 공감대와 연대의 확인이다.'라는 글이 기억나네요.
    저도 함께 비를 맞으며 함께 걸어가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옹달샘 공동체가 사랑의 샘,
    은총의 샘, 평화의 샘이 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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