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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는 그가 슬기롭게 대답하는 것을 보시고 그에게,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하고 이르셨다."

 

오늘 복음의 율법 학자는 율법 학자들 중에서 드물게

슬기롭다는 주님의 칭찬을 받는 사람이며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는 말씀도 들은 사람입니다.

 

이 두 말씀을 엮어서 이해하면 슬기로운 사람이란

하느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은 사람이라는 말이 되고,

하느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아야 슬기로운 사람이라는 말도 되겠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많이 보게 되는 슬기로움과 어리석음은 이와 다릅니다.

이익과 손해의 관점에서 슬기로움과 어리석음을 논합니다.

 

손해보는 줄 뻔히 알면서도 남을 돕는 사람을 멍청이라고 하는데

오늘 토비트서의 토비아는 아버지 토빗과 마찬가지로 멍청합니다.

 

아버지 토빗이 남에게 선행을 하다가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선행을 하는데도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역경을 허락하시는데

그런 아버지를 보고도 토비아는 불쌍한 사라를 아내로 맞이합니다.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제 성무 일도

아침 기도 성경 소구에도 나오듯 토빗은 아들에게 이렇게 가르쳤지요.

 

"네가 싫어하는 일은 아무에게도 행하지 말아라.

굶주린 사람에게 네 양식을 나누어 주고

필요 이상의 물건이 너에게 있거든 그것으로 남을 구제하여라.

언제나 주 하느님을 찬양하고 네 가는 길을 평탄케 해주시기를 간구하여라.

그러면 네가 어디를 가든지, 무엇을 하든지 성공할 것이다."

 

이 가르침대로만 살아도 충분히 착하고 하느님 나라에서 멀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토빗은 이 가르침 정도를 넘어 사라,

결혼한 일곱 남자를 초야에 죽게 한 사라를 아내로 맞이합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어찌 결혼을 이렇게 할 수 있습니까?

앞의 일곱 남자처럼 자기가 죽을 지도 모르고,

설사 죽지 않는다 하더라도 결혼을 동정심으로 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이런 토비아와 비교하면 저는 지독한 이기주의자입니다.

모두를 사랑하기 위해서 한 여자만 사랑치 않는다고 하지만

모두를 사랑한다면서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저일 수도 있고

천국의 자유를 살겠다지만 실은 한 여자에게 매이기 싫어서

결혼하지 않은 저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동정심이야말로 하느님 나라의 사랑입니다.

너의 고통과 불행을 나의 고통과 불행으로 여기고,

너의 고통과 불행이 너의 고통과 불행일 뿐이라고 하지 않는 동정심은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오늘 주님 가르침과 같은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소인의 슬기로움은 목전의 이익을 얻는 데 힘쓰지만

천국의 슬기로움은 하느님 나라의 사랑 잃지 않으려고 힘쓰며,

아무의 간섭이나 방해를 받지 않고 홀로 편하고 자유롭게 사는 데

희망을 두지 않고 좀 멀더라도 천국의 사랑에 희망을 두고 같이 갑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의 사랑과 희망은 천국의 사랑에서 얼마나 가깝습니까?

저와 같은 이기주의자가 요즘의 비혼 젊은이들에게 말할 자격이 없지만

요즘 의식 조사에서 결혼을 안 하겠다는 젊은이의 비율이 50%를 넘고,

결혼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돈이 없어서라고 하는데 참 안타깝습니다.

 

돈이 없어서 결혼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혹 사랑이 없어서 결혼하지 않는 것은 아닌가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토비아는 욕정 때문에 사라를 아내로 맞이하지 않고,

진정 사랑으로 그리고 기도로 사라를 아내로 맞이하는데

이럴 수만 있다면 우리도 진정 하느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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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6.03 04:33:40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6.03 04:33:08
    20년 연중 제9주간 목요일
    (너만 잘하면 돼!)
    http://www.ofmkorea.org/356947

    18년 연중 제9주간 목요일
    (몽당연필과 삭은 삽처럼 되어도)
    http://www.ofmkorea.org/125363

    17년 연중 제9주간 목요일
    (성사적인 사랑)
    http://www.ofmkorea.org/105189

    15년 연중 제9주간 목요일
    (중요한 것을 찾지 않는 사람들!)
    http://www.ofmkorea.org/78691

    13년 연중 제9주간 목요일
    (슬기만으로는 안 되고 사랑해야.)
    http://www.ofmkorea.org/54063

    12년 연중 제9주간 목요일
    (나를 사랑하는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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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연중 제9주간 목요일
    (다 하여 사랑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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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년 연중 제9주간 목요일
    (우리가 하는 일이 비난 받을 때)
    http://www.ofmkorea.org/1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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