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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사랑하는 제자를 꼽는다면 베드로와 요한이 꼽힙니다.
그러나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의 과정에서 보면
베드로와 요한이 과연 주님을 사랑했나 의심이 갑니다.
마리아 막달레나가 무덤이 비어 있음을 알리자
달려가 주님의 실종을 확인하고는 그냥 돌아섭니다.
그래서 둘은 주님 부활의 첫 번째 증인이 되는 영광을 놓칩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두 제자가 주님을 사랑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마리아 막달레나가 두 제자보다 주님을 더 사랑한 것입니다.
그러니 마리아 막달레나 때문에 두 제자의 사랑이 초라해진 것이고
그러니 마리아 막달레아의 사랑이 돋보이는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죽은 자식 부랄 만지지 마라!”고 합니다.
빨리 단념하라는 것이고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많은 경우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단념을 빨리 합니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사람에 대한 단념을 빨리 합니다.
일에 대한 집착은 남자가 더 강하니 말입니다.
부모가 돌아가시고 하관 예식을 할 때 보면
아들들은 그저 울기만 할 뿐 관을 붙잡고 늘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딸들은 관을 붙잡고 늘어집니다.
이성적으로 아무리 그래봤자 소용없고
이제는 놓아드려야 한다는 것을 알아도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사랑이 그렇게 크기 때문입니다.
죽어가는 자식을 놓고도 의사와 남편은 이제 포기하라고 해도
어머니는 끝까지 자식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사랑에 단념이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단념이 되는 사랑은 사랑축에 끼지도 못할 것입니다.
가깝게는 사랑하는데 생각지 말라고 하여 생각지 않게 됩니까?
그러므로 마리아 막달레나는 주님을 매우 사랑한 사람,
아니 가장 사랑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이런 사랑 덕분에 마리아는 주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다시 찾은 주님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붙잡고 놓지 않습니다.
이런 마리아에게 주님께서는 붙잡지 말라고 하시고
제자들에게 가라고 하십니다.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
내 형제들에게 가서 전하여라.”
당신을 떠나 제자들에게 가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어떻게 찾은 주님인데
붙잡지 말고 떠나가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이 말씀에 마리아는 주님을 떠나 제자들에게 가서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하면서 부활을 증언합니다.
마리아 사랑의 대단함이 여기에 있습니다.
사랑하는 주님을 독차지하며 곁에 머물기를 고집하지 않고
사랑하는 분의 명령에 따라 떠날 수 있는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분과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랑도 대단하지만
사랑하는 분의 뜻을 실천하고자 하는 사랑이 더 대단했던 것입니다.
어찌 보면 주님을 지극히 사랑했던 마르타와 마리아 자매의
두 사랑을 합쳐놓은 완벽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늘 갈망하여 주님 곁에 머물지만
언제든지 주님을 떠나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모든 크리스챤의 모범이 마리아 막달레나의 사랑을 오늘 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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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넋두리 2012.04.03 12:30:42
    저의 가족인 할아버지와 할머니와의 사별이 떠오릅니다.
    할아버지의 죽음을 중학교때 처음 접하며 생과 사의 이별을 경험했습니다.
    입관하시는 것까지 보고 관에 못질을 할 때 보지못하게 방문을 닫아버린후 옆방에서 못질하는 소리를 들을때 엄청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하룻밤을 할아버지의 관과 함께 잠들고난 후 상여에 넣어 나갈때 진짜 이별의 슬픔을 맛보았습니다.
    그러면서 그 이별을 통해 할아버지께서는 살아계셨을때 제게 베푸셨던 사랑을 남겨주셨습니다.

    그후 성인이 되어 할머니의 사별은 그렇게 크게 슬프지는 않았지만 함께 생활하면서 듣고 배웠던 삶의 지혜와 지식을 남겨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가족이 아닌 다른이, 이성을 사랑했었던 쓰라리고 고통스러운 경험은 어느 시인의 말처럼 "나는 사랑하였으므로 진정 행복하였노라"라는 말씀이 떠오르며
    사랑하는 나는 지금 참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 ?
    홈페이지 요셉 2012.04.03 12:30:42
    그렇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날 붙잡지 말고 떠나가라'고 할 수 있음과,
    사랑하는 사람을 붙잡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의
    뜻을 헤아려 떠나갈 줄 아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사랑의 진면목을 오늘 복음을 통해 떠올리며,

    지난 날 사랑에 빠져 질퍽거렸던 아픔 경험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떠나가는 것이 인간적으로는
    말 할 수 없는 아픔이지만 서로의 성숙을 위해서는
    그 아픔마저도 사랑할 수 있음을 알아들을 수 있기에
    오늘의 복음 묵상글이 피부로 다가와 사랑의 진면목은
    아픔이며 그 아픔만큼 성숙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는 아침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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