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7주일은 사랑이 주제인데 하느님처럼 원수까지 사랑하는 것이 주제입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러면 너희가 받을 상이 클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자녀가 될 것이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그래서 저는 오늘 도무지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원수 사랑을
왜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것이 가능한지 보고자 합니다.
제 생각에 원수와 내가 1대1로만 있으면 사랑이 불가능하고 시작도 못할 것입니다.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릴만한 사람 아무도 없고 내 앞에 오직 원수만 있어
그에게서 눈을 뗄 수 없고 상처와 불행을 과거의 것으로 돌릴 수 없다면
그로 인한 상처와 불행은 현재 진행형이 될 것이고 배가되어 견딜 수 없을 겁니다.
그러므로 원수 사랑을 위해서는 시선을 일단 원수에게서 떼게 해야 하고
원수로 인한 상처와 불행을 과거의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원수에게서 시선을 돌리게 할 존재가 아무라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원수에게서 시선을 떼게 하는 방법으로는 여행을 떠나고, 영화를 보고,
다른 사람을 만나는 등의 방법이 있겠지만,
그건 잠시 시선을 돌리게 하는 것일 뿐 그 이상은 되지 못하기에 시선을 돌린 뒤
우리가 달려갔을 때 나를 치유해주고, 채워주고, 바꿔줄 그런 존재가 필요합니다.
어렸을 때 엄마와 같은 존재입니다.
누군가한테 얻어맞으면 아이는 울며 엄마한테 달려가지요.
그러면 엄마는 우리 애기 누가 때렸냐며 역성을 들어주고,
아픈 데를 '호'하고 불어주고, 우는 아이를 안아 줌으로 서러움을 풀어줍니다.
원수로 인해 상처를 받고 불행한 우리에게 엄마와 같은 존재가 하느님이고,
우리는 하느님께로 시선을 돌리고 하느님께 달려가 안겨야 합니다.
그러면 엄마가 아이의 상처에 '호' 불어주듯
천지 창조 때 아담의 코에 숨을 불어넣어주시고
부활하신 뒤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넣어주셨듯 하느님은
성령과 성령의 사랑을 우리에게 불어넣어주실 것입니다.
이렇게 성령의 사랑을 지니게 될 때 우리는 하느님처럼 자비롭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될 때 우리의 시각이 하느님의 시각으로 바뀌어
나의 원수였던 자가 하느님 아버지의 아들이 되고
그래서 그 불가능할 것 같던 원수 사랑이 가능하게 됩니다.
오늘 열왕기에서 다윗은 부하들이 원수라고 부르는 사울을
하느님의 기름부음받은이라고 하며 복수를 하지 못하게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사울이 자기에게 어떤 사람이냐가 아니라
하느님께 어떤 자인지 그런 관점에서 사울을 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령의 사랑은 우리의 시각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수난의 사랑 곧 Passion이 우리 안에서 타오르게 하고 그래서
수난을 안긴 것 때문에 전엔 원수였던 자를 이제 벗으로 여기며 사랑하게 됩니다.
그리스도의 수난의 사랑을 본받고자 했고
그래서 오상까지 받은 프란치스코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모든 형제들이여, 우리는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미워하는 자들에게
잘해 주어라' 하신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입시다.
우리가 발자취를 따라야 할 주님께서 당신을 넘겨준 사람을 벗이라고 부르시고
또한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들에게 기꺼이 자신을 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부당하게 번민과 괴로움.....순교와 죽음을 당하게 하는 모든
이들이 바로 우리의 벗들입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끼치는 그것들로 말미암아
우리들은 영원한 생명을 누릴 것이기에 우리는 그들을 극진히 사랑해야 합니다."
사실 원수는 우리의 사랑이 하느님의 사랑 차원으로 성장하게 하는 벗들입니다.
우리에게 원수가 없다면 원수를 위해 당신을 바치신
주님 사랑에 우리가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고,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원수 사랑은 완전한 사랑의 마지막 사다리)
http://www.ofmkorea.org/321263
19년 연중 제7주일
(미움이 있는 게 손해지 사랑이 있는 게 손해가 아니다.)
http://www.ofmkorea.org/197378
17년 연중 제7주일
(악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힘)
http://www.ofmkorea.org/99210
14년 연중 제7주일
(초과적인 사랑)
http://www.ofmkorea.org/60446
12년 연중 제7주일
(빨리 치워버려라!)
http://www.ofmkorea.org/5580
11년 연중 제7주일
(원수란?)
http://www.ofmkorea.org/4886
09년 연중 제7주일
(선을 악으로 만드는 죄악의 치유)
http://www.ofmkorea.org/2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