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다."
"세상의 상속자가 되리라는 약속은 율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믿음으로 얻은 의로움을 통해서 주어졌습니다."
오늘은 성 요셉 대축일입니다.
이 축일에 복음은 요셉에 대해 의로운 사람이라고 얘기하고,
제2독서는 아브라함의 의로움을 얘기하면서 성 요셉이
아브라함처럼 믿음으로 의로운 사람이 되었음을 얘기합니다.
그런데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믿음으로 의로운 사람이
되는 것을 율법으로 의로운 사람과 비교하며 설명을 합니다.
한자어로는 이신득의以信得義와 이행득의以行得義의 차이입니다.
이행득의란 인간의 행위 또는 공로로 의로움을 얻는 것이고,
이신득의는 믿음으로 의로움을 얻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어떡해서 의롭게 되었느냐 그 얘기를 하는 거지요.
그렇다면 오늘 축일을 지내는 요셉은 어떻게 의롭게 되었을까요?
그의 의로움은 어떤 것일까요?
요셉이 의롭다고 할 때 그때의 의로움은 율법의 의로움었습니다.
다윗 가문의 후손으로서 어렸을 때부터 율법을 배우고 익혀
의로운 사람이 되었으며 그렇지만 점잖고 따듯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율법의 가르침에 따라 파혼을 하지만
소문을 냄으로써 마리아를 궁지에 몰 생각은 없었습니다.
이렇게 율법으로 의로움의 바탕이 되어 있는 그가
이제는 그리스도로 인해 은총으로 의로운 사람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은총의 짝이 바로 믿음이라는 점입니다.
은총으로 의로워진 것은 그가 은총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인간의 믿음이 합쳐져 의로워지는 겁니다.
도둑이나 강도에게는 문을 닫고 믿으면 문을 열 듯
믿을 때 하느님의 은총이 우리의 열린 문을 밀고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기적도 마찬가지잖아요?
주님께서 기적을 행하시곤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고 늘 말씀하시잖습니까?
의사를 믿지 못하면 의사가 아예 치유를 할 수 없듯이,
독초라고 의심하면 거부하고 약초라고 밀을 때만 허용하듯이
주님의 치유의 힘도 믿지 않는 이에게는 아예 거부되고 믿는 이에게만 들어옵니다.
요셉도 하느님의 말씀을 믿음으로써 은총의 시기가 열리고,
그래서 율법의 의로움이 은총의 의로움으로 승화되고,
자기의 의로움이 그리스도의 의로움으로 승화되었습니다.
자기의 의로움이 자기 힘으로 의로워진 것이라면 그리스도의 의로움이란
그리스도로 인한 의로움이요 그리스도를 위한 의로움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말씀을 믿음으로 이제 자기 자식은 낳을 수 없게 되었지만
그리스도의 아버지가 되어 그리스도를 키우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요셉의 위대한 가난이고 요셉의 위대한 정결입니다.
물건을 소유하지 않는 가난보다 자식을 소유하지 않는 가난이 더 큰 가난이고,
그저 여자를 소유하지 않는 것보다 그리스도를 소유하는 것이 더 위대한 정결인데
요셉이 바로 이 위대한 가난과 정결의 삶을 산 것입니다.
마리아를 자기 여자로 소유하지 않고 성령의 정배로 내 줌으로써
요셉은 그리스도를 소유하게 되었고 그리스도의 아버지가 되었으며
그리스도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우리의 많은 불의는 소유와 욕망에서 비롯되는데
우리는 요셉의 이 위대한 가난과 정결에서
그리스도의 의로움을 얻는 법을 배우는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