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명의 빵이다."
성경 말씀을 어떻게 번역하느냐 그것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글자 하나로 뜻이 달라질 수도 있고 강조가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주님께서 당신은 생명의 빵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어제 복음에서는 "내가 생명의 빵이다."라고 번역한 것을
오늘 복음에서는 "나는 생명의 빵이다."라고 번역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그것은 차이가 있는 것이라기보는 강조점이 있는 것일 겁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라는 번역은 다른 것이 생명의 빵이 아니라
당신이 바로 생명의 빵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고,
그러니 다른 빵을 찾지 말고 당신을 찾으라는 뜻도 있는 거구요.
예를 들어 진시황은 불로초를 찾고 우리는 산삼이니 영지버섯을 찾는데
그런 것들을 찾지 말고 참생명의 빵이신 주님을 찾으라는 말씀이고,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의 만나를 운운하는데 그것이 생명이 빵이 아니라
당신이 바로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생명의 빵이라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다른 것이 아니라 당신이 바로 생명의 빵이라는 말씀을 하신 다음
오늘 다시 당신이 생명의 빵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오늘은 강조점이 '내가'가 아니라 '생명의'에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당신은 생명의 빵이라고 말씀하신 다음
당신은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라고 말씀하시고,
이어서 그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당신의 살이라고 하십니다.
당신은 죽음의 빵이 아니고 생명의 빵이라는 말씀이며,
더 나아가 죽어 있는 빵이 아니라 살아 있는 빵이라는 말씀이고,
그래서 그것을 먹는 사람에게 생명을 주는 빵이라는 말씀입니다.
이는 마치 효모와 유산균이 죽어 있는 살균 막걸리에 비해
생막걸리는 그것들이 살아 있는 것과 같이 생명이 생동하고,
그래서 그것을 먹는 사람에게는 생명을 주는 빵인 것입니다.
그러니 약으로 치면 알부민 주사와도 같은 것일 겁니다.
제 친구가 살아 있을 때 아주 가끔 알부민 주사를 맞았는데
그것을 맞으면 신기하게도 반짝 생기가 돌곤 했는데 그런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우리에게 살아 있는 생명의 빵일지라도
그것을 믿고 간절히 원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생명을 주는 빵이지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마늘 빵보다도 맛없고 그래서 원치 않는 빵일 뿐입니다.
어제와 그제는 저의 식당에 젊은이들이 와서 봉사를 했습니다.
일은 어른들보다 서툴러서 제가 많이 그리고 더 힘들었지만,
식당에 생기가 돌고 저도 싱싱한 피를 수혈받는 듯 힘을 받았지요.
그리고 그들을 보면서 근자에 만났던 다른 젊은이들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인생을 낭비하고 특히 그 아까운 젊음을 허비하는 젊은이들 말입니다.
젊은데 시들시들하고, 사는 것이 재미없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의미는 없고 재미로 살려고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고,
인생의 목적과 의미를 잃거나 가져본 적이 없이 살다가 그리된 것입니다.
어찌하여 생명이 주어졌고,
어떻게 해야 생명을 잘 살 수 있는지 고민하지 않았기에
생명이 귀중하지 않고 생명이 있어도 생명력이 없습니다.
하루살이 같은 인생이 소중한 이유,
태어나기는 했는데 먹을 것이 없어 얼마 살지 못하고 죽는 아이들이
그래도 태어난 것이 소중한 이유는 그것이 영원한 생명의 시작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이 영원한 생명을 생각지 않으면
젊은이건 늙은이건 사는 것이 다 허무하고 시들시들할 수밖에 없고,
주님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임을 모르고 살면 누구나 다 이렇습니다.
모두 생명을 주는 살아 있는 빵을 먹고
생기있게 살게되기를 비는 오늘 아침입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