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015 추천 수 1 댓글 3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네 아우 아벨은 어디에 있느냐?”
“모릅니다.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

너 어디에 있냐고 물으시는 하느님은 이제
네 아우, 네 이웃은 지금 어디에 있냐고 물으십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죄 중에 있을 때,
나는 하느님 밖에 있고
내 이웃은 내 밖에 있습니다.

죄란 사랑이신 하느님 거부이고,
그러니 사랑의 거부이고 관계의 거부이기 때문입니다.

관계의 중심인 내가 하느님과의 수직적 관계,
이웃과의 수평적 관계 모두를 거부하고,
오직 내 안에 틀어박혀 있기에
모두 관계 밖에 있는 것입니다.

요즘 최 고은이라는 분의 서러운 죽음 때문에
많은 분들이 마음 아파합니다.
먹는 것이 지천이서서 마구 버리는 이때에 굶어 죽다니.
그가 그렇게 배고프고 굶주려 죽을 때 나는 무엇을 했나?
이런 자성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무언가 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아름답고 다행한 일입니다.

그런데 아름답고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 편 씁쓰레합니다.
왜 씁쓰레합니까?
서러운 죽음이 어디 최 고은이라는 분, 그 한 분뿐이겠습니까?
서울 역 노숙자들,
결손 가정의 아이들,
자식 없는 노인들,
북한의 우리 형제들과 멀리는 아프리카의 수많은 아이들.

그들이 외로이 죽어갈 때 우리는 어디에 있었습니까?
우리가 배가 불러 죽겠다고 할 때 그들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우리가 배를 두드리며 너무 배가 불러 죽겠다고 할 때
굶는 사람이 있다고 누군가가 우리에게 얘기를 해주면
오늘 카인처럼
“나는 그를 모릅니다.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나는 모릅니다.”
“내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하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저는 우리라고 했습니다.
저를 빼놓고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분명 몰랐습니다.
신문에서 보기 전에는 최 고은이라는 분을 전혀 몰랐습니다.
어떻게 제가 모든 사람의 처지를 다 알고 헤아립니까?

그러므로 제가 카인처럼 모른다고 하는 것은
한 번도 만난 적도 없고 들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알려고 하지 않은 모름이고,
내 기억에서 밀어낸 모름이고,
내 관심에서 밀어낸 모름이고,
내 사랑에서 밀어낸 모름입니다.

내 안으로 밀고 들어와 성가시게 굴려는 그를,
나에게서 부모의 유산을 빼앗아가려는 그를,
부모의 사랑을 놓고 나와 경쟁하는 그를,
나는 알고 싶지 않고 끌어들이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그를 지키는 사람이라도 된다는 말입니까?
저는 오늘도 카인처럼 이렇게 볼멘소리를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공책 2011.02.15 20:49:54
    네... 제가 그랬습니다... 알려고 하지 않았고, 알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에게서 카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11.02.15 20:49:54
    우리 나라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있다니
    우리의 사랑 부족으로 생각하고 반성 합니다.
  • ?
    홈페이지 요셉 2011.02.15 20:49:54
    그렇습니다.

    멋모르고 살 때는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도 모르며
    살다 어느 날 조금씩 철이 들면서 복음의 진의를
    알아들으며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존재의미를 깨닫고
    잘 사는 것은 나를 통해 영향 받은 다른이가 잘 사는,
    더불어 사는 형제애를 느낄 때 마음으로부터 솟아오르는 희열,
    바로 그것이 사는 기쁨이고 존재의미라는 걸 조금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칭구들에게 자주 쓰는 말이 있답니다.
    하느님은 절대로 혼자 오는 사람 받아들이지 않으신단다,
    그러니 자기만 챙기며 잘살려고 하면 오산이다.

    왜냐면 하느님은 절대로 혼자 오는 사람은 받아들이지 않으시니까,
    그러니 어떻게 해서라도 함께 갈 수 있게 챙겨야한단다.
    그래서 난 널 사랑할 수밖에 없지, 상대가 예뻐서가 아니고,
    좀 동기가 불순한가? 상대는 어이없다는 듯이 한바탕 웃으며
    그래도 이런 어이없이 웃기는 저 때문에 활력이 생긴다나요.
    상대의 그릇이 큰 탓이겠지요.
    고맙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7Feb

    연중 6주 목요일- 미지의 구름에 무지개처럼

    “내가 미래의 모든 세대를 위하여, 나와 너희, 그리고 너희와 함께 있는 모든 생물 사이에 세우는 계약의 표징은 이것이다. 내가 무지개를 구름 사이에 둘 것이니, 이것이 나와 땅 사이에 세우는 계약의 표징이 될 것이다.” 하늘, 땅, 구름, 무지개. 이것이 오...
    Date2011.02.17 By당쇠 Reply1 Views941
    Read More
  2. No Image 16Feb

    연중 6주 수요일- 파국, 새로운 시작

    “노아가 육백한 살이 되던 해, 첫째 달 초하룻날에 땅의 물이 말랐다. 노아가 방주 뚜껑을 열고 내다보니, 과연 땅바닥이 말라 있었다. 노아는 주님을 위하여 제단을 쌓고, 번제물을 골라 그 제단 위에서 바쳤다.” 새로운 시작. 이 말은 좋은 말, 아름다운 말...
    Date2011.02.16 By당쇠 Reply2 Views936
    Read More
  3. No Image 15Feb

    연중 6주 화요일- 하느님의 진리를 순리이신 그리스도처럼

    “내가 창조한 사람들을 이 땅 위에서 쓸어버리겠다. 사람뿐 아니라, 짐승과 기어 다니는 것들과 하늘의 새들까지 쓸어버리겠다. 내가 그것들을 만든 것이 후회스럽구나.” 노아의 대홍수 얘기를 생각하면 하느님은 정말 인류를 파멸시키셔야 했을까, 그리고 꼭 ...
    Date2011.02.15 By당쇠 Reply4 Views1052
    Read More
  4. No Image 14Feb

    연중 6주 월요일- 내 이웃은 어디에?

    “네 아우 아벨은 어디에 있느냐?” “모릅니다.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 너 어디에 있냐고 물으시는 하느님은 이제 네 아우, 네 이웃은 지금 어디에 있냐고 물으십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죄 중에 있을 때, 나는 하느님 밖에 있고 내 이웃은 내 밖에...
    Date2011.02.14 By당쇠 Reply3 Views1015
    Read More
  5. No Image 13Feb

    연중 제 6 주일- 하늘 법도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판공성사를 주다보면 간혹 죄가 없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죄가 없는데 왜 고백소에 들어오셨냐고 물으면 의무적으로 판공성사를 봐야 한...
    Date2011.02.13 By당쇠 Reply1 Views929
    Read More
  6. No Image 12Feb

    연중 5주 토요일- 나는 어디에?

    “하느님께서 사람을 부르시며, ‘너 어디에 있느냐?’하고 물으셨다.” 아담과 하와가 드디어 죄를 지었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죄입니까? 죄란 무엇입니까? 하느님의 계명, 하지 말라는 하느님의 명을 거스르는 것입니까? 물론 그것도 죄입니다. 하느님의 계명을 ...
    Date2011.02.12 By당쇠 Reply2 Views870
    Read More
  7. No Image 11Feb

    연중 5주 금요일- 악을 알게 하는 선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 너희 눈이 열려 하느님처럼 되어서 선과 악을 알게 될 것이다.” 오늘 창세기는 의미심장한 말을 합니다. 선과 악을 알게 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선과 악을 몰랐었는데 알게 된다는 것이지요. 악을 알게 하는 선. 제가 오늘 얘기하고 ...
    Date2011.02.11 By당쇠 Reply3 Views1013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097 1098 1099 1100 1101 1102 1103 1104 1105 1106 ... 1323 Next ›
/ 132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