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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겸요한 2022.06.11 05:26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조회 수 162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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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분부하십니다.
제자들이 하느님께 거저 받은 것을
사람들에게 조건 없이 내어 줄 것을 말씀하십니다.
수도원에서 살면서
점점 더 생각하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물질적으로 가진 것이 그리 많지 않아서인지
오히려 물질적인 것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가장 어려운 것 가운데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시간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끝까지 기다려주며,
내가 지금 당장 해야할 것을 하기보다
상대방과 함께 있는 것이
때로는 어렵지 않지만,
때로는 고민하게 만듭니다.
물론 지금 당장 할 일이 있다면
고민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막상 그렇게 급한 일인가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 가운데 제가 가진 인간적인 모습도 나타나는데,
상대방에 대한 호감,
제가 생각했을 때 상황의 시급성 등의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즉 상대방에게 시간을 내어주면서
나름의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어느 경우에는
시간이 지난 다음에,
좀 더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 좋았겠다는
생각도 하지만,
그 상황에서는
조건을 따지는 제 모습을 보곤 합니다.

시간을 내어주는 것은
제 온 존재를 내어주는 것이기에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경청을 위해 모든 신경을 집중해야 합니다.
모든 감각과 모든 생각이
상대방을 향하게 됩니다.
힘이 드는 시간이지만,
힘이 들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시간을 내어 주면서
서로 공감하게 되고,
서로 일치하게 됩니다.
그 일치 안에서 또한
하느님께서 함께하고 계심을 느끼게 됩니다.
하느님께서 함께하시는 힘으로
더 잘 들을 수 있고,
시간을 더 잘 내어주게 됩니다.

우리의 힘 만으로
나의 것을 내어주는 것은 쉽지 않고,
어느 때에는 고통스럽기도 합니다.
내어주려는 노력과
하느님과 함께하려는 노력이 같이 갈 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의 삶으로
하늘 나라를 선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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