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님께서는 두 번 꾸짖으십니다.
하나는 큰 풍랑에 겁을 내는 제자들의 믿음 없음에 제자들을 꾸짖으신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신 것입니다.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그분은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이런 주님을 보고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꾸짖음입니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진정한 꾸짖음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왜냐면 우리는 꾸짖을 줄도 모르고 잘 꾸짖을 줄은 더 모르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는 꾸짖을 줄 모르고 싫어하면서도 꾸짖음을 당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꾸짖음을 당하는 것을 얼마나 싫어합니까?
그런데 또 얼마나 자주 꾸짖음을 당합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꾸짖음 당할 짓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인간들에게서 꾸짖음 당할 짓도 하지 말아야겠지만
무엇보다도 주님으로부터 꾸짖음 당할 짓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선제적으로 "자기 꾸짖음"을 해야 합니다.
남이 꾸짖기 전에 그리고 무엇보다 하느님께서 꾸짖으시기 전에.
겁내지 말아야 할 것을 겁내는 자신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것을 두려워하는 자신을 꾸짖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겁내지 말아야 하고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까?
바퀴벌레나 지렁이를 두려워한다면 그런 나를 꾸짖어야 합니다.
말이 됩니까? 그까짓 바퀴벌레나 지렁이를 두려워하다니요.
어둠을 두려워한다면 그런 나를 꾸짖어야 합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큰 풍랑을 두려워했다고 제자들을 꾸짖으셨는데
그까짓 어둠을 가지고 두려워한다니 그것이 말이 됩니까?
사람들의 비판을 두려워한다면 그런 나를 꾸짖어야 하고,
실패를 두려워하면 그런 나도 꾸짖어야 합니다.
칭찬과 성공만 있어야 한다니 그게 말이 됩니까?
살다보면 욕도 먹고 실패도 해야 하는데.
그런데 두려워하는 자신도 꾸짖어야 하지만,
믿음이 없는 자신을 더 꾸짖어야 합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두려워하는 제자들을 꾸짖으시면서
믿음이 없기에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꾸짖으십니다.
그런데 믿음 중에서
자신감 없음 곧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는 것도 꾸짖어야 할 것이지만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없는 자신을 우리는 더더욱 꾸짖어야 합니다.
사실 자신은 믿을 만한 존재가 못되니 자신에 대한 믿음은 없을 수도 있지만
신앙인에게 하느님께 대한 믿음은 모든 믿음의 근거가 되는 믿음이니
없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근거로 이제 두려움을 주는 것들을 꾸짖어야 합니다.
전능하신 하느님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아무것도 아니니
그 어떤 것도 '까짓것'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전능하실 뿐 아니라 사랑이시고 또 우리를 사랑하시니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악들은 악도 선이라고 믿으며
'까짓것' 할 수 있고 그래서 너까짓 것들 썩 물러가라 꾸짖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꾸짖음 당하지 말고
꾸짖는 사람 되기로 오늘 결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