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는 예언자들은 하나같이
자기는 예언자 되기에 부당하다고 얘기하며 발을 뺍니다.
먼저 읽은 이사야서의 이사야 예언자는 자기는 입이 더러워서
예언자 되기에 부당하다고 하고, 아모스 예언자는 자기는 양치기에
농사꾼일 뿐이고 “예언자도 아니고 예언자의 아들도 아니"라며 사양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예언자가 아님은 당연하고 그렇게 말함이 마땅합니다.
하느님께서 부르시고 뽑으시긴 전까지는 그들뿐 아니라 그 누구도
예언자가 아니니 그렇게 얘기함이 당연하고 마땅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뽑힌 다음에는 아이가 아닙니다.
그래서 오늘 예레미야에게 하느님께서는 아이라고 하지 말라 하시고
우리에게도 하느님께서는 같은 말씀을 하실 겁니다.
그런데 아이가 아니라는 말씀을 우리는 잘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이 말은 고작 아이가 아니니 어른스러워져야 한다는 말이 아니고,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는 사람이요 하느님의 사람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교회 직무에 선출될 때 자주 할 줄 모른다고 핑계 대며
자기가 회장이나 봉사자나 평의원에 선출된 것을 거부합니다.
오늘 예레미야가 아이라서 할 줄 모른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저도 처음 청원장과 원장을 동시에 하라는 관구장님 말씀을 들었을 때
서른을 갓 넘었고 제가 가르칠 청원자 중에는 저보다 더 나이 먹은
형제들이 있어서 상당히 고민이 되어 수락을 한 달이나 망설였는데
그때 선배 형제 한 분이 직책을 주시는 하느님이 능력도 주실 거라고
충고하시는 것이었고 그 믿음 때문에 저는 순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느님의 사람은 아이가 아니고
하느님의 뜻이면 무엇이든 해야 하고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주님께서도 예레미야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저는 아이입니다.’ 하지 마라. 너는 내가 보내면 누구에게나 가야하고
내가 명령하는 것이면 무엇이나 말해야 한다.
그들 앞에서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너를 구해 주리라.”
그리고 이 말씀은 당신에게 어리광 부리지 말라는 말씀이 아닐 것입니다.
당신께는 어리광 부리더라도 당신 대신 사람들에게 갈 때는 더 이상
아이가 아니라는 것이고 하느님의 사람으로 그들 앞에 서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이런 믿음과 신원 의식이 있어야 하고,
그럴 때 우리는 오늘 주님 말씀대로 두려움에서 벗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관건은 믿음입니다.
사람들의 선출로 교회의 직무를 맡게 되었을 때
그것이 사람의 선출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출이라는 믿음 말입니다.
그래서 주님의 한탄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우리에게 그런 믿음은 없는 것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