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대장은 말의 힘을 경험한 사람입니다.
부하 군인들과 노예들이
자신의 말에 복종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것을 통해
사람의 말이 힘을 가지고 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 힘을 경험한 그는
이제 더 큰 것을 시도합니다.
자신이 한 명령은
여느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인간의 능력으로 이룰 수 없는 것일지라도
말 한 마디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믿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능력이 아닌
하느님의 능력을 가지고 계신 분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즉 예수님을 보통의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
하느님의 능력을 지니신 분으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 고백은
놀라운 결과를 가지고 옵니다.
이토록 말은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드리는 말도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아무런 능력이 없지만,
우리의 말은 하느님을 움직이게 할 수 있습니다.
즉 우리의 기도는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은총을
얻을 수 있는 도구입니다.
우리가 기적을 일으킬 힘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우리의 고백과 우리의 청원은
이 세상에서 기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때로는 기도에 응답이 바로 주어지지 않아
답답하기도 합니다.
기도가 소용없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처럼
예수님께서 곧 바로 움직여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왜 하느님께서 바로바로 대답하지 않으시는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복음의 여러 군데에 나타나는
예수님의 모습은,
그것을 통해 알게 되는 하느님의 모습은,
사랑 많은 아버지로서
우리의 청을 다 듣고 계시는 분으로 나타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청하면서,
또한 그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여유도 함께 주시기를
청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과의 대화 안에서
오늘 하루도
우리를 향해 눈을 돌리고 계시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