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일곱 번 그것을 뉘우치는 사람을
용서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단 한 번의 용서도 쉽지 않은데,
일곱 번까지 용서하라는 말씀이
엄청난 숙제처럼 다가오기도 합니다.
뉘우치는 사람을 용서하기 어려운 이유는,
그 마음이 진실한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임기응변으로 생각되어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처음에 한 두 번은 실수로 그랬겠지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이 반복될수록
실수라는 생각은 점점 흐려집니다.
일부러 그렇게 행동하는 것 같고,
나를 무시해서
나한테는 그렇게 행동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서
나를 함부로 대하는 것 같습니다.
죄가 반복될수록 신뢰 관계는 깨지고
용서는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용서하라는 주님의 말씀은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용서는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인간의 힘으로 불가능해 보입니다.
우리 힘으로 불가능한 것을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강요하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말씀은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일곱 번 하느님께 돌아온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죄를
매번 용서해 주실 것이라는
약속의 말씀입니다.
죄를 용서받기 위해서
하느님께 돌아와야 합니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한 진실성의 관점을
이번에는 나 자신에게 적용합니다.
처음에 한 두 번은
하느님께 돌아오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반복 될수록
나 자신을 뻔뻔스러운 사람이라고 평가하면서
하느님께 돌아가려는 내 발목을 스스로 잡습니다.
인간의 힘으로 용서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는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용서해 주시겠다고
하느님께서 약속해 주십니다.
염치 불구하고 하느님께 돌아가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용서해 주지 않으실 것이라고
스스로 판단해서
하느님에게서 멀어지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겨자씨 한 알만 한 작은 믿음이라도 있다면,
우리는 무한한 하느님의 용서를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 돌아오지 못할 이유는 무수히 많습니다.
그럼에도 하느님의 사랑은
그 모든 것을 넘어갑니다.
그 사랑을 믿고
오늘도 또 다시 하느님께
나의 부족한 모습을 드러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