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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 열둘을 뽑아 사도로 삼으셨다.”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들은 생각은 제자와 사도의 차이입니다.
제자들 가운데 특별히 뽑힌 사람이 사도인 것은 분명한데
무엇을 위해 뽑힌 것이고, 그 차이가 무엇일까요?

어제 공항에 배웅을 나갔다가 기다리는 동안
50이 되면 하고 싶은 것에 대해 대담하는 TV 프로를 봤습니다.
50을 향해 가는 사람들에게 물었는데 50이 되면
자기가 배우고 싶고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쉬고 싶다고 하였답니다.
꽤 공감이 가면서 저에 대해서 생각해봤습니다.

작년부턴가 자주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참으로 많은 책임을 맡았고 많은 일을 했다.
이제부터는 나를 위해 살고 싶다.”
사실 저는 일찍부터 큰 책임들을 많이 맡았고
오지랖이 넓어서 이것저것 신경 많이 쓰며 살았습니다.
그러니 이제 저를 위해 살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곰곰 생각하면 나를 위해 산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다른 사람을 신경 써야하는 골치 아픈 책임 맡지 않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며 사는 것.
그래서 나만을 위해 사는 것.
이런 것일까요?

막연하게 저는 이런 것을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곰곰 생각하면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것,
그것이 과연 나를 위해 사는 것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참으로 사랑하며 사는 것,
이것이 참으로 나를 위해 사는 것 아닙니까?

그러므로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를 위해 사는 것이란
지금까지 책임과 의무로 무엇을 하였다면
이제 사랑과 자유로 무엇을 하는 것입니다.
일로 하지 않고 사랑으로 하는 것입니다.
일을 하면 지치지만 사랑을 하면 힘을 얻습니다.

제자들이 산 위에서 스승 예수님께 배운 것은 이것입니다.
사랑하는 법을 배운 것입니다.
수없이 많은 사람이 몰려와도 지치지 않고 사랑하는 법말입니다.
밤새도록 기도하시며 사랑을 충전하시는 주님으로부터
사랑의 충전인 기도를 배운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배웠으니 하산을 해야 합니다.
제자가 아니라 사도로,
내가 아니라 너를 위해 이제부터 주님의 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주님과 함께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섭니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이 수없이 몰려옵니다.

기도의 영으로 충전되신 주님은
헌신의 영으로 사랑하십니다.

나를 위해 살고 싶다고 하였는데,
배우는 것도 나를 위하는 것,
사랑하는 것도 나를 위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가 정말 저를 위해 살고자 한다면
제자들처럼 배우고
사도들처럼 사랑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산 위, 기도의 학교에서 사랑을 배우고
들판, 말하자면 야전에서 사랑의 전쟁을 수행하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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