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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하여라, 너희 부유한 사람들! 너희는 이미 위로를 받았다.
불행하여라, 너희 지금 배부른 사람들! 너희는 굶주리게 될 것이다.”

행복하였음으로 행복한 사람과 행복할 것임으로 행복한 사람 중,
어떤 사람이 더 행복할까요?

오늘 루카복음은 마태오복음의 행복선언과 달리 불행선언도 있습니다.
섬뜩합니다.
그래서 그냥 지나쳐버리고 싶습니다.
그래도 오늘 한 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오늘 서간에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을 생각지 마시오.”라고 하는데,
이에 비추어 볼 때 부유한 사람이란 이 세상 것들을 많이 소유하여
저 위에 것을 갈망하지도 찾지도 않기에 불행하다는 것일 겁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이렇게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두 가지 표현이 나옵니다.
하나는 “위로를 받았다.”는 과거 완료의 표현이고
다른 하나는 “굶주리게 될 것”이라는 미래 형 표현입니다.

그러니까 불행한 사람은 행복이 완료된 사람이고
행복이 더 이상 없기에 불행한 사람입니다.
왜냐면 아무리 과거에 행복했어도 더 이상 행복이 없다면
과거의 행복은 지금을 더 불행하게 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군에 있을 때의 얘깁니다.
계속되는 훈련에 한 주일이 지나니
몸이 헛헛해지면서 먹는 것밖에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밥 때가 되면 저뿐이 아니라
모든 사병이 먼저 먹으려고 줄을 길게 섰습니다.
그때 저는 항상 맨 뒤에서 줄을 섰는데
저도 배가 고프지만 수도자인 내가
그들처럼 먼저 먹으려 들어서야 되겠냐는 생각에서 그리 하였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그것은 고상한 척하는 것이었고
위선적인 자기만족이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맨 뒤에 선 가장 큰 이유는 다른 데 있었습니다.
저만의 행복 누리기 위해서였습니다.
밥을 타기 위해 한 100m 정도 줄이 늘어서 있는데
100m 줄만큼 저는 행복을 오래 즐기고 누리기 위해서입니다.
이제 나는 맛있는 것을 먹게 될 거라는 행복감 말입니다.

그것은 먼저 먹은 다른 친구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 친구들은 아직도 헛헛한데 다 먹어버려 허망합니다.
그래서 기다리며 누리는 저의 행복을 기웃거립니다.

욕망(慾望)과 희망(希望) 사이에 허망(虛妄)이 있습니다.
욕망을 채우고 나면 희망은 사라지고 허망만 남습니다.
완료된 욕망은 허망이고 미완의 욕망은 희망이 됩니다.

단, 욕망이 희망이 되려면 욕망이 세례를 받아야 합니다.
마태오 복음에서 말하듯 영 안에서 가난해지는 것입니다.
욕망을 가난의 영으로 비울 때 욕망은 희망으로 정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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