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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이 말끔히 치워지고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그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오늘 복음을 묵상할 때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이 떠오릅니다.
더러운 영이 떠돌다가는 자기가 머물던 집이 비어있으면
다시 그 집에 들어가 그 집을 차지한다는데,
왜 악령은 들어가 차지하고 성령은 들어가 차지하지 않는가?

악령은 우리가 초대하지 않아도 침입을 하고,
성령은 우리가 초대해야만 점잔을 빼며 들어오시는 분인가?

그렇습니다.

군대라는 악령과 예수님께서 마주친 얘기를 보면
악령은 어떻게 해서든지 이 세상을 떠나고 싶지 않고,
돼지 안에서라도 이 세상에서 살고 싶어 하는 존재입니다.

또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악령은 하느님께로 올라가는 것은 죽어도 싫고
어떻게 해서든 사람에게 빌붙어 살려는 존재입니다.

이에 비해 성령은 자유로운 분입니다.
어디에 집착하는 분이 아니십니다.
하느님에게서 나와서 인간에게 오신 분이시지만
인간에게 집착하지 않으시고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서 자유로우십니다.
하늘과 땅을 자유롭게 넘나드십니다.

성령은 당신만 자유로우신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도 자유롭게 하십니다.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지 않으실 뿐 아니라
우리가 원치도 않는데 뚫고 들어오시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의 자유원의가 기꺼이 원할 때 그분은 우리에게 오십니다.

그러니 우리가 성령을 우리 안에 모셔 들이지 않으면
원치 않아도 침입하는 악령이 우리를 차지합니다.
우리가 성령을 사랑하지 않을 때
우리는 악령의 밥이 됩니다.

우리는 사랑하던지 미워하던지 둘 중의 하나입니다.
미움이 들어차 있어서 사랑치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치 않기에 미움이 들어차 있는 것이듯
악령이 나를 차지하고 있어서 성령이 오시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을 사랑하지 않기에 악령이 우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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