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축일은 무염시태와 직접 연관이 있습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께서 드디어 탄생하신 것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12월 8일이 아홉 달 지난 9월 8일에 이 축일을 지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엄밀히 얘기하면 두 축일 모두 마리아를 기리는 것이 아닙니다.
마리아를 잉태되게 하시고 탄생하게 하신 하느님을 찬미하는 축일이고,
그리고 마리아가 우리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이런 뜻도 있습니다.
우리가 어머니의 생일에 축하드림은 어머니가 태어나셨기에 내가 태어났고,
어머니가 나의 어머니가 되어주셨기에 내가 사랑받고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불행하고,
그리고 그 불행이 어머니 때문이라면 절대 어머니 생일을 축하하지 않겠지요.
욥처럼 너무 불행한 사람은 자기가 태어난 날을 저주하고
자기를 배었던 어머니의 태(胎)도 저주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므로 우리가 마리아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은
마리아가 인류를 구원하신 분의 어머니이기 때문이지요.
저의 어머니 환갑 때 어떤 분이 실제로 그러하셨습니다.
‘신부님을 낳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시는 것을 옆에서 들었는데
저의 어머니가 태어나신 날에 저를 낳아 주신 것에 감사하신 것이었습니다.
저의 어머니에게는 이것보다 더 기쁘고 고마운 축하 인사가 없었을 겁니다.
어쩌면 오늘은 마리아의 2,020회 생일일 것이고,
환갑보다도 더 대단한 생일 축제일에 우리는 같은 의미의 축하를,
그러나 더 성대하고 기쁜 축하를 마리아께 드리는 오늘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