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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인간의 영원한 숙제입니다.

그러니만큼 인간은 누구나 이 문제를 풀어야 하고,

그래서 사람마다 또 종교마다 대처하는 법이 다릅니다.

 

가장 흔한 태도랄까 대처는 고통을 무척 싫어하고

더 나아가 두려워하여 일단 도망치고 보는 회피형입니다.

 

사실 고통이란 것이 본래 내가 싫어하는 것입니다.

좋아하면 고통이 아니고 즐거움이 되겠지요.

 

노래는 즐겁다고 하지만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나 즐거움이지

너무도 싫어하고 지겨워하는 사람에게 노래는 고통일 뿐이겠지요.

그런데 어린이나 어린이처럼 미성숙한 사람은 무조건 도망칩니다.

 

두 번째 유형은 어쩌면 정반대인데 함몰형입니다.

고통을 끌어안고 어쩔 줄 몰라 하고

고통에 빠진 다음엔 헤어나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형입니다.

 

그래서 고통만 보고 고통밖에는 보지 못합니다.

고통 밖에 그러니까 고통 말고 다른 것이 많아도 보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전에도 얘기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마라톤을 뛸 때 처음에는 제가 이러했습니다.

 

20km 구간까지는 비교적 마라톤을 즐기며 뛰고,

같이 뛰는 사람도 보고 주위 풍경도 보며 뛰는데

25km를 넘으면 서서히 고통에 사로잡히게 되고,

35km를 넘어 나머지까지는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오로지 고통과 싸웁니다.

 

그러다가 몇 차례 뛰고 난 뒤 마라톤 성찰을 합니다.

우리 인생이 마라톤과 같다고.

그러니 우리 인생을 이렇게 고통밖에 보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허우적거리다 귀중한 인생 마치면 되겠는가 하는 성찰입니다.

 

그래서 마라톤을 뛰며 고통만 보지 말고

다른 것들도 보고 의미를 보자고 생각이랄까 자세를 바꾸는데

그렇게 한 10여 차례 뛰고 난 뒤에는 그 고통을

주님의 고통이나 그때 큰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을 위해 봉헌하며 뜁니다.

 

고통을 사랑으로 바꾸고,

고통을 봉헌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고통은 우리가 싫어하는 것이지만 사랑하는 것입니다.

 

싫어하는 것을 사랑하는 것,

이것이 사랑이고 주님께서 보여주신 것이며

오늘 바오로 사도는 그 주님의 고통에 동참합니다.

 

"이제 나는 여러분을 위하여 고난을 겪으며 기뻐합니다.

그리스도의 환난에서 모자란 부분을 내가 이렇게

그분의 몸인 교회를 위하여 내 육신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도 이제라는 표현을 씁니다.

전에는 안 그랬었는데 이제 고통을 기쁘게 겪는다는 것이고,

이웃을 위해 주님처럼 고통을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봉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통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어떤 단계인지

오늘 바오로 사도의 말씀에 비추어보는 오늘 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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