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못낳는 여자나
처녀가 임신하는 것을 두고
천사는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전지전능하신 분입니다.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는 분입니다.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는 분이기에
오늘의 과정은
천사와 마리아의 대화는
필요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전지전능하심으로
그냥 마리아를 임신시키면 끝나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십니다.
천사를 마리아에게 보내시어
마리아의 응답을 들으십니다.
물론 응답을 듣기 전에
사전 작업이 있습니다.
먼저 은총을 가득히 부어주시고
총애를 주십니다.
즉 하느님의 힘을 입어
불가능한 일이
가능해지도록 하십니다.
그럼에도 이야기는
마리아의 대답으로 끝납니다.
그만큼 마리아의 대답은
하느님께 있어서도 중요합니다.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하는 것은
상대방을 동반자로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상대방에 대한 관심도 없고
오직 나만이 중요한 상황입니다.
즉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다 하실 수 있으시면서도
마리아의 뜻을 물어보신 것은
마리아를 당신의 동반자로 삼으셨음을
드러냅니다.
비록 마리아가 자신을
주님의 종이라고 낮추었지만
하느님께서는 마리아를 주인과 종의 관계로
함부로 대하지 않으십니다.
마리아에게 그녀의 뜻을 물어보신 것은
세상 구원을 위한 길이었습니다.
즉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구원하시는데
세상을 당신의 동반자로 삼으시면서
당신과 함께하기를 원하시지
당신이 주인으로서
세상 위에서 군림하기를 원하지 않으십니다.
하느님의 뜻을 거부한 세상이지만
그 세상마저도 당신 힘으로
어떻게 하지 않으시고
당신께 돌아오도록
사랑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습니다.
사랑에는 불가능한 것이 없습니다.
그 사랑으로
하느님과 세상의 화해가 이루어지고
그 사랑으로
우리는 낙원의 행복을
다시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 사랑이 우리에게 다가왔음을 기억하고
그 사랑이 우리 안에서 꽃 피우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님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면서
그 사랑 안에 머무를 수 있는
오늘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