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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남자 몇이 중풍에 걸린 어떤 사람을 평상에 누인 채 들고 와서
기와를 벗겨 내고, 그 환자를 예수님 앞 한가운데로 내려 보냈다.”

신학을 처음 배울 때 들은 말이 기억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을 구원하시지만
우리 인간의 협력 없이는 구원하실 수 없다는 내용입니다.
저는 과거 일을 잘 기억치 못하고
특히 배운 것, 강의 때 들은 것들을 잘 기억치 못하는데
이 말은 그때 얼마나 제게 충격적이었는지 지금까지 기억합니다.

얼마나 놀랍습니까?
하느님은 우리 인간의 협력 없이 우리를 구하실 수 없답니다.
전능하신 하느님,
그래서 못하실 것이 없으신 하느님이시지만
인간 구원만은 우리 협력 없이 하실 수 없으시답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은 우리 인간의 협력 없이 창조하실 수 있으시지만
구원만은 우리 협력 없이 하실 수 없으십니다.
하느님은 무로부터 우리 인간을 창조하셨습니다.
우리는 본래 없었던 존재들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협력 없이 우리를 무로부터 창조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를 무로부터 창조하신 전능하신 하느님도
창조된 우리의 협력 없이는 우리를 구원하실 수 없습니다.
우리 인간은 일껏 도자기를 만들고서는
보기 싫다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 도자기를 깨버리곤 하는데,
다시 말해서 내가 만들었으니 내 맘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느님께서는 창조는 당신 뜻대로 하시지만
우리 구원은 우리의 동의와 우리의 협력 없이 하실 수 없으십니다.

어찌 이렇게 됩니까?
사랑이 힘, 능력보다 앞서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간은 사랑보다 힘이 앞서고 힘을 앞세우지만
하느님은 그 크신 능력보다 사랑이 훨씬 더 크시기에
능력으로 우리를 구원코자 않으시고
사랑으로 우리를 구원코자 하십니다.

사랑으로 우리의 마음을 녹이시고,
사랑으로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시고,
사랑으로 우리를 행동케 하십니다.
사랑으로 당신 구원을 갈망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키시고,
사랑으로 당신 구원의 협력자가 되려는 마음을 갖게 하십니다.

여기에는 어떠한 강제력도 없습니다.
완전한 사랑은 완전한 자유를 존중하기에
완전한 사랑의 주님은 구원조차도 인간의 자유에 맡기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이웃의 협력을 받아 중풍병자를 고쳐주십니다.
이웃들의 사랑이 참으로 대단합니다.
지붕을 뚫고서라도 병자를 예수님 앞에 데려오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이런 행위를 한 것은
그들의 열성, 아니 극성 때문만이 아닙니다.
이런 극성을 부려도 그것을 사랑으로 받아들여줄
주님의 사랑을 믿었던 겁니다.

우리가 능력의 하느님을 믿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믿는데 실패하는 것은
능력의 하느님이 아니라 사랑의 하느님을 믿는데 실패합니다.
그런데 오늘의 중풍병자와 이웃들은 주님의 사랑을 믿었던 겁니다.

사랑을 믿고 사랑한 이 사람들에게
주님은 그 믿음과 사랑에 배반치 않으시고 오늘 구원을 베푸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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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영희 2011.12.06 08:51:11
    누군가 나를
    말없이 믿어 줄 때
    그 믿음이 하도 고마워
    정말 믿음대로 살게 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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