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십니다.
오늘 복음의 뒷부분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치유 기적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그를 사람들에게서
분리시키는 것처럼 생각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치유가 이루어지고 나서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그'에게 분부하신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분부하셨다'는 것을 보면
이미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즉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예수님과 병자 둘 사이에서만
은밀히 치유가 이루어진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병자의 특징은
듣는 것입니다.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듣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듣고 있는 소리가 너무 많아서
듣지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이 소리, 저 소리
너무 많다보니
어느 하나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어느 한 소리도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물론 오늘 복음의 병자는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경우이지만
때로 우리는 두 번째 경우를
경험하곤 합니다.
그 경우에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처럼
그 상황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수 많은 소리 속에서 살아갑니다.
사람들은 점점 더 각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합니다.
각자의 생각이 다 다르고
그래서 각자의 목소리도 다 다릅니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서
각자의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서
각자 자신의 의견을 내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목소리에 힘을 주면서
점점 우리는 들을 귀를 잃어가는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경우에도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한데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잠시 멈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 많은 소리
그것이 밖에서 들려오는 것이든
내 안에서 들려오는 것이든
그 수 많은 소리에 우리는 지쳐갑니다.
그러면서 점점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이상한 행동을 하곤 합니다.
점점 고립되고 외로워집니다.
그 수 많은 소리에서
나 스스로 벗어나기에는
힘이 없을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타난 사람들처럼
우리도 우리 자신을 예수님께 데리고 가서
들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청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참된 고요 속에
잠시 머무는 시간을
자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