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그물에 걸린 나>
나는 그물에 걸렸다.
그러나 나는 그물에 걸린 줄 몰랐고
그 넓은 바다를 정말 마음대로 돌아다녔다.
그래서 그 바다는 정말 나의 바다였다.
나는 한 순간도 하느님의 바다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나는 이 바다를 마음껏 헤엄쳐 다녔고,
이 바닷물을 들이켰고 한 번도 갈증을 느낀 적이 없다.
나는 이 바다가 하느님의 나라라고 생각한 적이 없고,
당연히 이 바닷물을 은총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그러다가 주님의 때가 되어 주님의 그물에 걸렸을 때에야
이 바다가 나의 바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물에 걸린 것을 내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재앙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주님의 그물에 걸린 것이었다.
나를 이 은총의 바다로 방생을 하신 하느님께서
또 다른 은총의 바다로 옮기시기 위하여 나를 당신 그물로 잡으신 것이다.
촘촘한 그물을 빠져나가려고 한 적도 있지만
이제 나는 주님의 그물에 걸린 것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나는 주님의 그물에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