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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Jan
2025년 1월 19일 연중 제2주일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2025년 1월 19일 연중 제2주일 아니마또레 평화기도 by 고인현 도미니코 신부 ofm 아니마또레(이태리어): '보듬어 주고 활력과 영감을 불어넣는 자'를 의미합니다. 에페소 공의회(431년)에서 하느님의 어머니로 선포한 성모님을 ‘평화의 모후’이시며 ‘모든 피...
Date2025.01.18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0 Views108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갈릴래아 카나에서 표징을 일으키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연중 제2주일 복음으로 요한복음의 카나 마을 기적 얘기를 듣는 것은
공현의 연장선상에서 연중시기 시작 전례를 교회가 짜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님의 공현은 세 가지입니다.
하나는 아기 예수의 공현으로서 그것이 주님 공현 대축일이지요.
다른 두 공현은 어른 예수의 공현/등장인데 하나는 세례 때의 공현으로
지난주 우리는 주님의 세례 축일을 지냈고 이것은 공관복음의 공현입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요한복음은 주님의 세례 얘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른 예수의 공현/등장으로 오늘 카나 마을의 기적을 소개하는데
요한복음에서의 주님 공현은 당신의 영광스러움을 드러내는 것이고,
복음 내내 주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임을 숨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드러냅니다.
이는 공관복음이 사람의 아들로 주님을 소개하는 것과 다르며
그래서 공관복음의 주님이 기적에 대해 함구하라고 하신 것과도 다릅니다.
그러니까 공관복음이 주님께서 우리와 같아지려고 애쓰셨음을 강조하는 데 비해
요한복음은 우리와 같이 되신 주님이 영광스러운 하느님의 아들임을 강조합니다.
공관복음이 주님의 신성을 감추려 하는데 요한복음은 주님의 신성을 드러냅니다.
그런데 요한복음이 이토록 주님의 신성과 영광을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주님께서 하느님으로서 영광 받길 바라시니 마땅한 영광을
우리가 드려야 한다고 얘기하려는 것일까요?
그런데 주님께서 그런 천박한 분이실 리 없습니다.
우리가 주님께 마땅한 영광을 드려야 하는 것은 맞지만
주님께서 우리에게 영광이나 받길 원하여 오신 분은 아니시지요.
요한복음이 주님의 신성과 영광을 강조함은 역시 우리를 위한 것일 겁니다.
영광스러운 하느님 아드님의 신부답게 처신하라는 의도일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분이 우리와 같아지셨으니
우리도 그분과 같아지라는 것일 겁니다.
그분이 우리와 같이 인성을 취하셨으니
우리도 그분과 같이 신성을 지니라는 것일 겁니다.
그런 뜻에서 오늘 전례의 독서는 이사야서를 들려주는데
이사야서의 예언이 오늘 카나 마을 잔치에서 실현되었다고 말하려는 것일 겁니다.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인간의 잔칫집에 들어가심은
하느님이신 분이 인간 세계에 들어오심과 같고
주님께서 요르단강물에 들어가심과 같은 것입니다.
주님께서 요르단강물에 들어가심으로 당신이 깨끗해지시려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요르단강물에 들어가심으로 요르단강물을 거룩하게 하시려는 것이고,
거룩해진 강물로 세례를 받음으로써 모든 사람을 깨끗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인간의 잔치에 참여하심은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인간과 살을 섞으심과 같습니다.
그래서 카나 마을의 혼인 잔치에서 남녀가 혼인하듯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우리와 혼인 관계로 결합하심을 이사야서는 말합니다.
“주님께서 너를 마음에 들어 하시고 네 땅을 아내로 맞아들이실 것이기 때문이다.
정녕 총각이 처녀와 혼인하듯 너를 지으신 분께서 너와 혼인하고
신랑이 신부로 말미암아 기뻐하듯 너의 하느님께서는 너로 말미암아 기뻐하시리라.”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우리를 아내로 맞아들이시기 전까지
우리는 ‘소박맞은 여인’이었고, ‘버림받은 여인’이었었는데
우리는 이제 그분의 신부가 되고 영광스러운 분의 영광스러움을 입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왕이 되면 아내는 왕비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
영광스러운 하느님의 아드님의 영광스러운 신부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아드님의 신부가 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것이 무엇입니까?
클라라는 이렇게 권고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정배시여, 이 거울(그리스도)을 매일 들여다보고
계속해서 그 안에서 당신 얼굴을 살펴보십시오.
그리하여 갖가지 장식으로 휘감고 차려 입어 안팎으로 속속들이 단장하고,
사랑스러운 정배에게 어울리는 온갖 덕행의 꽃과 옷으로도 치장하십시오.”
우리도 오늘 이런 권고를 받는 신랑의 신부들입니다.
여러분 가정안에 평화를 빕니다. 김레오나르도 형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