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내게서 물러가라”는 주님 말씀을 직역하면
내 앞에 있지 말고 내 뒤에 있으라는 뜻이라고 하지요.
그러니까 주님께서 가실 길을 앞에서 막지 말라는 뜻입니다.
십자가의 길을 가셔야 하는데 그 앞을 막고 있으니 뒤로 빠지라는 말입니다.
축성 생활 문헌을 보면 주님의 길을 두 가지로 얘기합니다.
첫 번째 길은 ‘아버지로부터 아버지께(A Patre, ad Patrem)’입니다.
아버지로부터 이 세상에 왔다가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는 길인데
그 사이에 있는 두 번째 길이 ‘타볼산으로부터 해골산으로’ 가는 길입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의 길이고,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오신 구원자라면
피할 수 없는 길이요, 반드시 가야 할 길인데 베드로는
지금 이 길을 앞에서 막고 나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알다시피 베드로가 이 길을 막고 나선 것은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고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구원의 길을 잘못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사랑하지만 베드로처럼 잘못 사랑하여
구원의 길을 따라가지 않고 그 길을 막아섭니다.
고통을 이겨내게 하는 것이 참사랑이고 구원의 길인데
고통받지 않게 하는 것이 사랑이요 구원의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계신 높은 산을 오르는 것이 구원의 길인데
힘들게 산을 오르지 않게 되는 것이 구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산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인간의 산에서 내려오는 것이 구원의 길인데
인간의 산 정상으로 오르는 것을 구원의 길이라고 우리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는 시편 저자처럼 읊조립니다.
“주님의 산에 오를 이 누구인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