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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주일 복음만 읽으면 저는 제 오래전 그러니까 첫 미사 때 강론이 생각납니다.

그때 저는 앞으로 저의 사제 생활이 어린 나귀의 삶이 되게 하겠노라고 말했지요.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 때 사람들이 환호하는 것을 보고서

어린 나귀가 혹시 자기를 보고 환호하는 줄 착각할 수도 있는데

그것이 제 등에 태운 주님 때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

 

저도 사람들이 저를 반기고 사랑해줄 때 제가 잘나서 그런 것이 아니라

제 등에 태운 주님 때문에 그런 것이니 내가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오히려 주님을 태우기에는 힘도 경험도 없는 어린 나귀이니 겸손해야 한다고.

 

더욱이 지금 예루살렘으로 들어가는 것은 영광 받으러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가장 수치스럽고 참혹한 형벌인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 위해서

주님이 들어가시는 것이니 그런 주님께 어울리는 어린 나귀여야 한다고.

 

그렇습니다.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은 수난과 떼어 생각할 수 없고,

생각해서도 안 되는 것인데 사람들은 자주 자기 좋을 대로 착각합니다.

 

오늘 입성 때 예루살렘 사람들은 주님을 호산나, 다윗의 후손하며 찬양합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호산나란 구원하소서.’라는 뜻과 만세의 뜻이 같이 있지요.

 

그렇습니다.

주님은 구원하러 오시는 분이니 구원해주시는 분 만세라고 환영함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이 구원이 그때도 지금도, 어제도 오늘도 늘 문제입니다.

 

예루살렘 시민들은 예수께서 이스라엘을 로마의 압제에서 구출하시어

다윗의 왕조를 재건하시는 분으로 착각하고 만세하며 환영하였는데

그러나 주님은 죽음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것이었고,

십자가 위에서 당신의 죽음으로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것이었잖습니까?

 

그런데 예루살렘 시민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착각은 우리 인간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입니다.

 

저도 구원 착각을 자주 하는데

주님의 구원 사업에 함께하는 가운데서 자주 착각이란 것을 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저는 제가 하느님의 일을 하겠다고 하면서 합니다.

 

그런데 시작은 그런 마음으로 하지만 중간에 하느님 일이 제 일로 바뀌면서

제가 하느님 일의 도구가 아니라 자주 하느님이 제 일의 도움이 되십니다.

 

북한 사업을 할 때 처음에는 그저 인도적인 사업을 하다가 수도자가 그저 인도적인

사업만 해서 안 되지 않는가, 복음화 사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자각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평양에 종합 복지관 건립을 저와 형제들의 상주 조건으로 추진했는데

당연히 어려움이 많았고 마지막에는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하고,

그러니까 하느님 뜻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고 일을 완전히 접었습니다.

 

그런데 한 보름 지나서 다시 타협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저는 너무 기뻐 서둘러 경당으로 가 감사기도를 드렸는데,

그때 감사하는 저를 보면서 이런 묵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왜 하느님께 감사하는가?

하느님 뜻이 이루어진 것 때문에 감사하는가?

아니면 나의 뜻이 이루어져서 감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느님 사업이 하느님 뜻대로 이루어진 것이고,

이것이 이루어지도록 내가 하느님 도구로 애쓴 것일 뿐이라면

하느님께서 내게 감사할 일이지 왜 내가 하느님께 감사하는가?

내 일을 하느님께서 도와주시어 감사하다고 하는 것은 아닌가?

 

이런 성찰과 반성이 되면서 저는 또 하느님의 일을 제 일로 만들었음을 봤고,

저의 구원이시어야 할 하느님을 저의 도움이신 분으로 만들었음을 또 봤지요.

 

그렇습니다.

주님은 나의 일을 도와주러 이 세상에 오신 분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나를 빼내 저세상으로 데려가려고 오시어

당신 죽음으로 우리를 죽음에서 구원하시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주님이 나에게 어떤 분인지,

나의 도움이신 분인지, 나의 구원이신 분인지 깊이 성찰하며

성대한 예루살렘 입성이 아니라 골고타를 향한 십자가 길을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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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성체순례자) 20 시간 전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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