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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주님의 종의 첫 번째 노래에 첫 번째로 나오는 말입니다.
대단히 선언적인 말씀입니다.
그것도 다른 누가 아니라 주님께서 선언하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의 어디에 강조점을 두느냐에 따라
우리는 더욱 풍성하게 이 말씀을 묵상할 수 있습니다.

먼저 “종”에 강조점을 두어 이 말씀을 묵상할 수 있겠습니다.
이 경우 여기 있는 사람은 상전이 아니라 종이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어머니들이 자식에 대해 푸념하듯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제일 많이 하는 푸념이 “이건 자식이 아니라 웬수야!”이고
다음의 아마 “이건 자식이 아니라 상전이야!”일 겁니다.
자기는 까딱도 하지 않고 “엄마 물!”, “엄마, 돈!”하며
엄마를 종처럼 부려먹을 때 하는 말이지요.

저의 인터넷 별명이 당쇠이지요.
마당쇠의 준말인 이 별명을 제가 쓰는 이유는 전에 밝힌 바 있지만
주님의 종으로 살고자 하는 저의 원의의 표현입니다.
주님의 종으로 겸손하게 살지 못하기 때문에,
주님 뜻대로 살기보다는 제 뜻대로 살려고 하기 때문에,
이 별명을 써서라도 제 신원, 제 Identity를 잊지 않으려 함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마음은 먹지만
저는 자주 주님의 종이 아니라 주님의 상전입니다.
청원기도를 하면서 제 뜻대로 해달라고 더 많이 하고,
주님 뜻이 제게 이루어지시라고는 많이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주님께서는 겟세마니에서 “제 뜻대로 마시고
당신 뜻대로 하소서!”라고 하셨는데 말입니다.

둘째로 “나의”에 강조점을 두어 묵상할 수 있겠습니다.
이 종은 누구의 종도 아닌 당신의 종이라는 뜻이 되겠지요.
주님 당신의 소유라는 뜻이 되겠고,
누구에게도 뺏길 수 없는 당신의 소중한 종이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종이긴 하지만 종 이상으로 너무도 당신이 아끼는 종이라는 뜻입니다.

주님의 종이라고 자처하는 제가 그런데
다른 누구도 아닌 진정 주님의 소유인지,
주님께서 저를 그렇게 아끼시는 것을 얼마나 느끼며 사는지,
그래서 얼마나 영광스러워하고 자주 감사하며 사는지,
얼마나 주님의 종답게 사는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오늘 이사야서의 주님의 종처럼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며 세상에 공정을 세우는 종”인지...

셋째로 “여기에”에 강조점을 두어 묵상할 수도 있겠습니다.
나의 종은 여기에 있다는 뜻이지요.
주님께서 당신 종을 찾아 여기저기 많이 다니셨는데
드디어 여기서 당신 마음에 드는 종을 발견했다는 뜻이지요.

마찬가지로 저를 반성해봅니다.
제가 과연 오늘 이사야서의 주님의 종처럼 주님께서
“내가 붙들어주는 이,
내가 선택한 이,
내 마음에 드는 이,
내가 영을 주는 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을 자격이 있는 종인지 모르겠습니다.

주님께서 저를 선택하시고 붙들어주시는 것은 분명한데
그리고 당신의 영까지 주시는 것은 분명한데
제가 당신 마음에 드는 종인지 모르겠습니다.

당신 마음에 꼭 들기를 바라는 것은 언감생심이지만
그래도 조금은 당신 마음에 드는 구석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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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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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홈페이지 까치 2012.04.05 09:04:29
    여기에 이 말씀 감격 합니다. 나의 생명이기를 주님께서 다윗에게 내마음에 합한자라말씀하심 한 마음 한뜻 얼마나 둘 다 기쁜지요 여기에 나의종 보게하심 행복합니다.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12.04.05 09:04:29
    나의 꼴을 바라보면서
    주인이신 주님의 예쁜 종이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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