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너무도 아름다운 자캐오의 구원 얘깁니다.
주님께서는 자캐오의 집에 머무시며
그의 집에 구원이 내렸다고 선언하십니다.
구원이 내린 집.
이것을 오늘 복음묵상의 주제로 삼았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집하면 어떤 집이 떠오르시고,
그리고 여러분의 집은 실제로 어떤 집입니까?
아름다운 집?
편리한 집?
크고 넓은 집?
가족 간의 사랑이 넘치는 단란한 집?
그러니까 아름답고, 편리하고, 크고 넓은 집입니까,
아니면 건물은 작고 불편하고 볼품없지만 단란한 집입니까?
그리고 여러분의 집은 어떤 집이었으면 좋겠습니까?
건물이 좋은 집입니까, 사랑이 넘치는 단란한 집입니까?
욕심이 많은 분은 집도 좋고 사랑도 넘치는 집이라고 하실 거고,
다 가질 수 없어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사랑이 넘치는 집이라고 하실 거고,
그러나 눈치 빠른 분은 오늘 제가 왜 이런 질문을 던지는지를 눈치 채시고
자캐오의 집과 같은 집, 곧 구원 받은 집이라고 하실 것입니다.
좋은 집은 껍데기가 좋은 집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동의하실 겁니다.
집이라는 공간이 무엇으로 채워졌는지가 중요하다는 것도 동의하실 겁니다.
그리고 공간이 좋은 세간들로 채워진 것보다 웃음이 가득하고
사랑이 넘치는 집이 더 좋은 집이라는 것도 동의하실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인간적으로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집이지만
신앙적으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주님께서 머무시는 집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머무시는 집은 어떤 집입니까?
십자고상이 있고, 여러 성상이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지요.
가족 간의 대화 가운데 하느님 말씀이 오가는 것만으로도 부족합니다.
주님께서 머무시는 집은 주님의 사랑이 가족 서로 간에 오가고,
가족 간의 사랑으로 더 풍성해진 주님의 사랑이 밖으로 넘쳐날 겁니다.
오늘 복음을 유심히 보면 이런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주님께서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고 말씀하시는 것이 언제인지.
주님께서 자캐오의 집에 머물겠다고 하시고
그래서 자캐오가 자기 집에 주님을 모셔들었을 때가 아니라
자기가 가진 것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과 나누고,
횡령한 것이 있다면 네 배로 갚겠다고 자캐오가 얘기한 다음입니다.
주님께서 내 집에 참으로 오셨다면,
사랑의 주님께서 내 집에 참으로 오셨다면,
오신 주님께서 나와 우리 가족에게 주신 사랑이 부족치 않다면 나눌 것이고,
나눌 때에만 구원이 충만히 내린 집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목요일까지 인터넷이 안 되는 곳에 가 있게 됩니다. 그래서 금요일에나 다시 뵙게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