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그리고 누가 당신에게 이런 권한을 주었소?”
유대 지도자들이 주님께서 성전 정화를 하신 것과 관련하여
무슨 권한으로 그런 일을 하였는지 항의를 합니다.
주님께서는 성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셨을까요?
성전에 대한 어떤 생각 또는 권한 의식 같은 것을 가지고 계셨을까요?
성전에서 어린 예수를 다시 찾은 마리아가 나무랐을 때
어린 예수는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라고 하셨지요.
그러니 주님께서는 성전은 당신 아버지의 집이라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나의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불리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성전은 아버지의 집일 뿐 아니라 당신 집이라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런데 유대 지도자들은 성전에 대한 권한이 자기들에게 있고
주님께는 없다는 투로 따지고 드니 기가 찰 일입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에 앞서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
이들은 하느님의 것, 주님의 것을 빼앗아 자기들 것으로 삼습니다.
성전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하느님을 만나는 특전적인 장소가 되어야 하는데
성전을 자기들의 돈벌이 장소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성전에는 하느님이 계시고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데
돈벌이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그래서 주님은 그들을 몰아내시고
눈먼 이들과 절름거리는 이들이 들어와 성전을 차지하게 하십니다.
이에 무슨 권한으로 이렇게 하는지를 따지는 이들에게 주님께서는
느닷없이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왔는지 되물으십니다.
“하늘에서냐, 아니면 사람에게서냐?”
이들은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아니, 거부합니다.
자기들이 죽인 요한이 하느님께서 보내신 예언자임을 인정하기도 싫었고,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도 싫었던 것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온 사람을 존경하는 일반 사람들과는 달리
그들은 하느님에게서 온 사람의 권한을 인정치 않습니다.
자기들만이 권한을 독점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권한을 받은 사람들은 권한을 자기들을 위한 권력으로 바꾸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권한을 자기들을 위해 폭력적으로 사용합니다.
주권재민主權在民은 인정하지 않고 왕권신수설王權神授說만 주장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하느님의 것은 사람들 모두의 것이라고 생각하십니다.
특정 누구의 독점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모두의 하느님이시고, 모든 것이신 하느님을
모두에게 모든 것이신 분으로 돌려드리지 않는다면
권력자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하느님 권한의 독점자가 되는 것임을
더욱 깊이 깨닫고 명심하며 살아가기로 다짐하는 오늘이 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