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그리스도의 평화
오순절이 되자 제자들은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각 사람머리위에 내리면서 성령을 받게 됩니다.
그들은 모두다 하나같이 다른언어들로 말하면서
성령안에서 모두다 하나되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들은 성령을 받았고, 그들은 성령 안에서 활동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성령안에서 기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령강림 대축일을 맞이하여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성령은 믿고 세례를 받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누구에게나 예외는
없습니다. 모두다 똑같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현실에서는
꼭 그렇지만 않은것처럼 보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써
똑같이 세례를 받고 성령을 받았는데, 누구는 열심한
신자이고, 누구는 성당에 한번도 나가지 않는 냉담자입니다.
똑같은 성령을 받았는데 각각 다름니다. 그렇다고 하여서
하느님께서 자신의 마음에 드시는 이들에게만
활동한다고도 볼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하느님께서는
누구나다 구원을 받기를 원하시고, 성령안에서 살아가시기를
바라시지만 그러한 성령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의지도
중요한 것입니다. 아무리 성령께서 함께하시고
성령께서 활동하시기를 원한다 하여도 인간의 의지가
세속적인 것들과 욕망안에서 살아간다면
성령을 받은 사람이나 받지 않은 사람이나
세례를 받은 사람이나 받지 않은 사람이나
별반 다를것 없는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성령과 우리 인간과의 관계를 굳이 표현을 한다면
나무에 비유를 통하여 얘기할수도 있을 것입니다.
나무가 흔들리는 움직임과 씨를 퍼뜨리는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나무 스스로 움직이고 퍼뜨릴수는 없습니다.
나무는 온전히 땅속깊이 뿌리를 내리는 의지만 있습니다.
보이지 않은 바람이 나무를 흔들게 하고 씨를 퍼뜨려 줍니다.
나무는 단지 생명의 존재인 땅에서 깊이 뿌리를 내리는것
그것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꼿꼿이 서 있을 때
나무는 바람에 흔들릴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튼튼한 나무도 뿌리가 땅속깊이 뿌리내리지 않을때
그러한 나무는 쓰러지고 맙니다. 흔들림과 씨를 퍼뜨리는
활동을 할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만이 전부다가 아니라
자연도 그렇게 우리에게 가르칩니다. 그러기에 자연은
우리의 또 하나의 스승입니다. 우리도 나무와도 같습니다.
우리가 생명의 근원인 하느님께 믿음으로 깊이 뿌리내리지
않으면 우리는 하느님안에서 즉, 성령안에서
활동할수가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과 우리사이의 가로막는
인간적 욕망들을 치워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더
하느님께로 깊이 뿌리 내려야 합니다. 성령강림대축일을
맞이하여 내가 성령안에서 성화된 삶을 살고 있지 못하다면
과연 나의 믿음은 어느정도 하느님께 깊이 뿌리 내리고 있는지,
그리고 하느님과 나사이에 가로막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주일이 되었으면 합니다.